[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게 8회에 교체 투입된 타자의 성적표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송성문(29)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했음에도 타선이 폭발한 덕에 무려 세 차례나 타석에 들어서 100% 출루와 안타를 만들어내는 신기원을 열었다.
송성문은 20일(한국 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교체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매서운 맹타를 휘둘렀다. 송성문의 가공할 집중력을 앞세운 샌디에이고는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19대2 대승을 거뒀다.
송성문이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팀이 8대2로 크게 앞선 8회초 1사 1루 상황이었다. 크레이그 스태먼 감독은 선발 포수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석 때 송성문을 대타 카드로 낙점했다.
송성문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캔자스시티의 우완 투수 벡 웨이를 상대로 날카로운 방망이 궤적을 그리며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기세를 올린 송성문은 상대 실책을 틈타 재빨리 3루까지 내달렸고, 뒤이어 터진 타이 프랑스의 만루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8회초에만 대거 5점을 뽑아내며 경기는 순식간에 13대2까지 벌어졌다.
샌디에이고 타선의 폭발력은 식을 줄 몰랐고, 이는 송성문에게 기적 같은 기회를 연속으로 제공했다. 8회에만 5점을 뽑아낸 덕에 9회초에도 타석이 돌아온 것. 캔자스시티는 이미 승부의 추가 크게 기울자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9회 내야수 타일러 톨버트를 마운드에 올리는 '백기'를 들었다.
9회초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송성문은 야수 투수의 느린 공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시속 44.4마일(약 71.5km)짜리 아리랑볼을 정확하게 노려쳐 중견수 방면의 벼락같은 2루타로 연결했다. 이어 잭슨 메릴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타자 일순하며 샌디에이고가 17대2까지 달아난 9회초 2사 만루 상황, 송성문이 이날 경기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송성문은 다시 한번 톨버트를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작렬하며 19대2 대승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송성문이 한 경기에 안타 3개를 몰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반에 출전해 단 2이닝 만에 3안타 경기를 완성하는 만화 같은 활약이었다.
시즌 타율은 종전 2할1푼2리에서 2할3푼9리(88타수 21안타)로 대폭 상승했다.
후반기 개막 후 2연패에 빠져있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대승으로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스태먼 감독은 경기 전 "우리에게는 흐름을 바꿀 능력이 있다"며 선수단을 독려했고, 팀은 완벽한 투타 밸런스로 화답했다.
타선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2회초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잭슨 메릴이 4안타 2홈런, 타이 프랑스가 만루포 포함 2홈런을 터뜨리며 라인업 전반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마운드에서는 부상에서 복귀한 우완 선발 랜디 바스케스에 이어 4회말 무사 만루라는 최대 위기 상황에 등판한 좌완 유키 마츠이가 주자 한 명도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삼진과 병살타 유도로 실점을 막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기 첫 승리를 19대2 대승으로 장식한 샌디에이고는 시즌 49승 50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지켰다. 애틀랜타와 마이애미로 이어지는 잔여 원정 8연전 레이스에서 송성문이 팀의 확실한 가을야구 진격 카드로 활약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