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수' 오타니 쇼헤이는 진작에 부상자 명단(IL)에 올랐어야 했다.
이제는 적어도 정규시즌 로테이션을 풀타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3년 만에 투타 겸업을 풀시즌 가동 중인 오타니가 당분간 마운드에 서지 않기로 했다.
오타니는 당초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후반기 첫 선발등판을 할 계획이었으나, 5주 이상 지속된 왼쪽 무릎 통증이 가시지 않아 이를 취소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0일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가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오타니의 컨디션과 회복 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하루 이틀 경과를 보고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한 두 차례 또는 그 이상 로테이션을 거를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의 무릎에 이상이 생긴 것은 지난 6월 1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다. 오타니는 당시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첫 4타석에서 홈런을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런데 7회초 타석을 앞두고 무릎 통증을 호소해 대타로 교체됐다.
그 이전 4회 안타를 치고 나갔다가 2루 도루를 하는 과정(파울로 귀루)에서 처음 불편함을 느꼈다는 게 다저스의 설명이었다. 검진 결과 염좌(inflammation)로 나타났다.
이후로 타격에는 별 영향이 없는 반면 피칭을 할 때마다 통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결국 지난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예정했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취소했고, 생애 첫 양 리그 최다 득표에 따라 NL 지명타자로 출전하기로 했던 올스타전도 포기했다.
오타니는 전반기 최종전을 마치고 무릎에 찬 물을 빼는 시술을 받은 뒤 올스타 브레이크 내내 휴식을 취했다. 그는 지난 19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불펜피칭을 하다 또 통증을 느껴 피칭 중단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IL 등재를 했어야 했다. 지난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등판 후 '투수' 오타니는 쉬고 있다. 그러나 '타자' 오타니는 아무 이상이 없다.
로버츠 감독은 "배팅할 때 왼쪽 무릎은 뒤에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피칭할 땐 (키킹하는)왼쪽 무릎에 토크(torqeu·회전력)가 발생해 땅에 닿으면 부담이 작용한다"면서 "따라서 그가 타격할 때는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으며 우리도 그가 타격을 멈추도록 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복귀하더라도 이전처럼 마냥 편하게 던질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항상 부상 이슈를 안고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 데드라인(8월 4일)을 앞두고 다저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 5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블레이크 스넬은 19일 마이너리그 피칭을 시작했다. 8월 초 복귀가 유력하다. 허리 통증으로 지난 5월 IL에 오른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앞으로 3~4주는 더 재활에 힘써야 한다. 즉 모두 복귀한다고 해도 오타니, 스넬, 글래스나우 중 누군가 또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이스급 선발투수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동안 유력하게 점쳐졌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이 다저스로 이적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