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한국판 데릭 로즈'가 되기 위한 두 가지 조건

최종수정 2013-01-08 08:19

김선형의 넘어야 될 산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모습. 평범한 레이업 슛으로는 외국인 선수의 블록슛을 피할 수 없다. KCC 브라운에게 블록슛 당하는 장면.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올 시즌 NBA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를 꼽으라면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를 지목할 것이다. 7일 현재(한국시각) 평균 21.8득점(득점 7위)을 기록하고 있다. 야전사령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저돌적인 돌파와 뛰어난 중거리슛 능력을 지니고 있다.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는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였다. 2010~2011시즌 경기당 평균 25득점 7.7어시스트로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역대 최연소 MVP(22세 191일)였다. 시카고의 공격은 로즈의 공격찬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주요 공격루트였다. 시카고는 62승20패로 최고승률을 기록했다.

1m91의 포인트가드인 그가 고교, 대학시절부터 엄청난 선수였던 것은 맞다. 문제는 그의 노력이다. 엄청난 스피드와 운동능력으로 중무장했지만, NBA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었다. 승부처에서 그의 야투율은 떨어졌다. 짐승같은 골밑돌파가 장기였던 그는 새로운 스텝을 개발했다. 블록슛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엄청난 스피드와 특유의 스텝, 그리고 플로터(블록슛을 피하기 위해 슛 각도를 높힌 레이업 슛의 기술)가 결합되면서 그는 막을 수 없는 선수로 업그레이드됐다. 매우 좋은 공격형 포인트가드가 리그 최고의 공격형 야전사령관으로 바뀌었다.

SK 김선형은 데릭 로즈와 흡사하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슈팅가드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포인트가드로 변신했다. 그의 운동능력은 아시아에서도 정상권이다. 특히 그의 원맨 속공은 막기 매우 힘들다. 하지만 기술은 부족하다. 정확히 말하면 점점 진화되고 있다.

지난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경희대 김민구를 본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김선형과 비교해 여유가 있다. 퀵 앤 슬로우 기술이 탁월하다"고 했다. 스피드는 김선형이 테크닉은 김민구가 낫다는 의미다. 문제는 잠재력이다. 기술은 보강이 가능하지만, 타고난 스피드는 보충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김선형이 올 시즌 퀵 앤 슬로우 기술을 많이 보강했다는 점이다. 성실한 것도 인상적이다. 신예 농구선수들에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자만심이다. 한국프로농구는 좁기 때문에 더욱 그런 부작용이 심하다. 기술개발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선형은 시즌 중에도 야간연습 때 3대3 농구를 즐겨한다. 테크닉이 늘 수 있는 가장 큰 원천은 그의 노력이다.

문제는 아직도 2%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선형은 득점에 기복이 심하다. 게다가 승부처에서 파고드는 골밑돌파에 상대팀이 대처하기 시작했다.

김선형의 스피드와 부족한 템포조절 기술로는 외국인 선수들의 블록슛을 넘기 힘들다. 즉 냉정하게 말해서 SK의 완벽한 에이스로 거듭나기에는 아직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물론 '올 시즌 프로농구 가드들 중 최고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김선형이 최고 가드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가드의 수준은 아시아에서도 이류다. 이런 무대에 최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발전의 여지다. 그는 플로터가 필요하다. 그의 뛰어난 스피드와 결합하면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김선형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전 익히려고 연습을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실전에서 쓸 만큼 적중률이 높지 않다. 하지만 계속 갈고 닦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정확한 중거리슛이다. 공격형 포인트가드에게 필수적인 요소다. 오픈 찬스에서 90% 이상의 확률이 있는 3점슛이 없다면 공격형 포인트가드로서 실격이다. 그는 아직 미완성이다. 3점슛 성공률은 29.8%다. 물론 승부처에서 그의 3점슛 성공률은 높다. "중거리슛이 약점"이라고 말한 그는 "연습이나 실전이나 3점슛 성공률에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승부처에서는 3점슛 정확도가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김선형도 "슛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전 그는 매일 100개 이상씩 슛 연습을 했다.

올 시즌 그의 맹활약을 놓고 평가는 매우 호의적이다. 극찬에 극찬이다. 심지어 '위대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가 위대해질 자질을 갖춘 건 사실이다. 더불어 노력한다는 자세도 인상적이다. 한국농구의 10년을 책임질 대형가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은 많다. 국제무대에서 통하려면 더욱 그렇다. 특히 두 가지 약점은 꼭 보강해야 한다. 불완전한 그는 아직 '위대해지는 과정'에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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