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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 KGC의 숨은 영웅은 누구였을까. 팬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외국인 선수 앨런 위긴스다. 로드니 화이트를 대신해 대체 용병으로 합류했다. 키가 작고, 개인 능력이 부족해 걱정을 샀지만 오히려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치고 자신감을 찾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극적 반전이었다. 올해는 그와 똑같은 시나리오를 키브웨 트림(30)이 만들고 있다. 키브웨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 중이다.
그런 키브웨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완전히 달라졌다. 김일두와 김민욱이 부상으로 빠져 허약해진 KGC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줬다. 자연히 출전시간이 늘어났다. 공교롭게 여자친구가 한국에 입국한 12월 말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충격의 6연패 이후 이어지고 있는 상승세에 대해 이상범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잘해줬지만 키브웨가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준 덕분"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남자친구가 보고싶어 한국을 찾은 키브웨의 여자친구가 추락하던 KGC를 살린 격이 됐다.
"내 이름 트림이 그런 뜻이었어요?"
키브웨가 처음 주목을 받은건 이름 때문이었다. 트림(Trim). 한국말로 호흡 및 식이 중 위로 섭취된 과다한 공기가 식도로 역류하여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생리 현상이라고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싫어하는 현상이자 단어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무대에 뛸 때 성이 등록명으로 채택되는게 보통이다. 그렇게 따지면 키브웨는 트림으로 동록돼야 했다. 하지만 KGC 구단은 정서상 트림을 등록명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성이 아닌 이름(퍼스트 네임)인 키브웨로 등록시켰다.
'키브웨 꺼억'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생겼다. 그렇다면 본인은 자신의 이름이 한국에서 생리 현상의 뜻을 갖고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키브웨는 "정말인가. 몰랐다"며 웃어 넘겼다. 키브웨는 "내 이름이 그런 뜻을 갖고있지만 오히려 팬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어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며 "안양팬들이 트림 하면 생리 현상이 아니라 안양을 위해 열심히 뛴 선수를 떠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키브웨는 한국 생활에 대해 "미국 뿐 아니라 대만, 루마니아에서 농구를 해봤다. 내가 여지껏 농구를 해온 곳 중 가장 좋은 곳이 한국"이라며 "특히 KGC 동료들은 승리하고픈 열정이 정말 강한 것 같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 뛰는게 영광"이라고 밝혔다. 함께 생활 중인 외국인 선수 파틸로에 대해서는 "건방진(?) 동생이지만 우리는 친형제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