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양희종 "슛은 못쏘지만 수비라도…"

최종수정 2013-02-12 06:19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 KT의 경기에서 KT 장재석(가운데)과 KGC 양희종(왼쪽), 최현민이 치열한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안양=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2.11

"저희 뛸 수 있는 선수가 7명이에요. 동료들 휴식시간이라도 주고 싶었어요."

11일 KGC와 KT의 경기가 열린 안양실내체육관. KGC '빅3' 중 1명인 양희종이 경기 전 몸을 풀었다. 스타팅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2쿼터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 10분을 모두 소화했다. 지난 9일 열린 오리온스전 도중 오른 약지 골절 판정을 받아 장기간 결장이 예상됐던 양희종이 중지와 약지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섰다.

양희종은 이날 경기에서 11분49초를 뛰며 득점 없이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각각 3개씩 기록했다.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외국인 선수 후안 파틸로가 86대73 승리를 이끈 주인공이었지만 선수들의 투혼을 불러일으킨 것은 양희종의 희생이었다.

양희종은 오리온스전 1쿼터 도중 최진수의 레이업슛을 수비하다 오른손에 부상을 입었다. 약지 손가락이 꺾이는 순간 뚝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다행히 손가락 뼈 골절은 아니었다. 양희종은 "약지 인대가 끊어졌다. 그러면서 인대에 붙은 뼈 마디가 탈골되고 말았다"며 "뼈가 부러지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병원에서는 6개월을 쉬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구단 트레이너도 "완치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 붓기가 가라앉고 공을 만질 수 있으려면 보름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양희종은 출전을 강행했다. "무조건 쉬라"고 하던 이상범 감독도 "나 말고 코트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7명 뿐이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양희종의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 물론,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였다. 양희종은 "오늘 경기에서 몇 차례 찬스가 왔다. 하지만 슛을 쏘는 오른손을 다쳐 슛을 쏠 수 없었다. 상대팀도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료들이 조금이라도 쉴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수비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확실히 효과는 있었다. 양희종이 뛴 10여분 동안, 최근 이어지는 경기 출전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는 이정현, 최현민, 정휘량이 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몇 분의 휴식이 대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잠깐의 휴식이 승부처 슈팅의 순간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일정이다. 현재 약지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켜 놨지만 인대가 붙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앞으로 다가올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려면 당장 휴식이 필요한 순간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똑같이 경기에 나서겠다는게 양희종의 각오다. 그는 "경기 중 무리하지 않고 크게 다치지만 않는다면 경기를 뛰면서도 인대가 붙을 수 있다"며 "팀이 순위를 확정짓기 전까지는 방심하지 않고 내 한 몸을 불사른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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