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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선수들에게 오늘 끝내자고 얘기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농구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우승이 더욱 극적인 것은 최근 4년간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리그 꼴찌를 차지했던 팀이 1년 만에 환골탈태했기 때문이다.
4년 연속 꼴찌팀 선수들을 바꿀 수 있었던 건 오직 훈련 뿐이었다. 훈련이 길어지고 저녁식사가 늦어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 아줌마들의 항의가 들어올 정도였다. 하지만 주장 임영희를 비롯한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떨쳐버리자"며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무적' 신한은행의 통합 7연패를 저지하는 달콤한 결실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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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훈련만 한다고 해서 강팀이 될 수 있다면, 전 세계 프로스포츠 무대에는 숱하게 '공포의 외인구단'들이 출현했을 것이다. 단순한 훈련량 만으로 강팀이 될 수는 없다. 전술, 팀워크 등이 모두 맞아 떨어졌을 때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 플레이의 핵은 임영희였다. KB국민은행전 전까지 평균 15.6득점 5.3리바운드 3.3어시스트의 전천후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상대했던 변연하, 하나외환의 김정은 등과 같이 확실한 슈터 에이스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위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아직까지 기복이 심한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는 임영희가 부진할 때 공격을 책임져줄 해결사들이 있었다. 이번 시즌 부쩍 기량이 성장한 이승아, 박혜진의 젊은 가드라인이 특히 돋보였다. 위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공격을 맡기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 작전을 구사했다. 효과는 탁월했다. 승부처에서 특정 선수에게 공이 몰리는 답답한 경기운영이 사라졌다. 홀로 공격을 떠맡아야 하는 선수도 부담감을 줄일 수 있었다. "지난 4년간 승부처에서 패스를 받지 않기 위해 공을 피해다니기도 했다"고 고백한 우리은행 선수들이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손꼽히는 티나 탐슨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선발했던 루스 라일리의 대체 선수로 한국무대에 컴백한 티나는 37세의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조직력 농구에 딱 들어맞는 이타적인 농구를 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의 스타플레이어로서 평소 철저한 몸관리와 생활습관을 보여줬고, 우리은행의 젊은 선수들이 코트 안팎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후문이다.
청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