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이 열렸다. 정규리그 MVP를 받은 우리은행 임영희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26.
지난 99년 여자 프로농구 여름리그에 첫 선을 보였으니 올해로 벌써 데뷔 15년차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신인 시절에 뛰었던 신세계(현 하나외환)에서 3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대부분인 후보 선수에 불과했다.
그나마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2009~2010시즌에야 기량발전상(MIP)과 모범선수상을 받은 것이 고작이었다. 이 때부터 비로소 붙박이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지만 팀은 늘 최하위였다. 꼴찌팀의 주전이자 주장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무관심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나이는 서른을 훌쩍 넘었다. 그저 그런 선수로 코트에서 조용히 물러날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어쩌면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그리고 15년만에 드디어 자신의 농구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만년 꼴찌 우리은행을 화려하게 통합 우승으로 이끈 임영희(33)가 2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2~13시즌 KDB금융그룹 여자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올 시즌을 빛낸 최고의 선수에 선정됐다. '제2의 농구인생'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 임영희는 챔프전 MVP에 이어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임영희는 베스트5상(포워드), 3점 야투상까지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임영희는 "무척 힘들게 준비했던 시즌이기에 더욱 기쁘다. 과분한 상과 사랑을 받았다. 내 농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상금(500만원)은 팀 후배들에게 쏘겠다"고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를 버텨냈기에 늦은 나이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 묵묵히 노력하면 언젠가 빛나는 날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후배들이 나를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임영희를 비롯해 위성우 감독이 지도자상, 박혜진이 베스트5상과 모범선수상, 자유투상 등을 수상하며 통합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한편 베스트5에는 임영희, 박혜진을 비롯해 최윤아(신한은행), 변연하(KB국민은행), 신정자(KDB생명) 등이 선정됐고, 미디어스타상은 올 시즌으로 은퇴가 예정된 박정은(삼성생명)이 수상했다. 신인상은 양지영(삼성생명), 기량발전상은 홍아란(KB국민은행)에게 각각 돌아갔다.
베스트5 시상식에는 한국여자프로농구 15주년 베스트5인 전주원 김영옥 유영주 정선민 정은순이 직접 시상해 의미를 더했다. 시상식에 앞서 6개 구단의 1~2년차 신예 선수 6명이 나와 난타 공연을, 레전드 선수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펼쳐 흥미를 더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6일 오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 후 모든 수상자들이 무대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