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키나와 킹스와의 시범경기 후 현지언론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전태풍.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4년 전 방문 때보다 훨씬 더 나은 플레이를 한다.'
일본 BJ리그 최강팀 오키나와 킹스. 지난 25일 홈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시범경기에 맞춰 제작한 팸플릿에 실린 한국선수에 대한 설명이다. 오리온스 요주의 선수로 지목된 전태풍에 대한 언급. 4년 전 전태풍은 KCC 소속으로 오키나와에 와 킹스와 상대한 적이 있다. 4년의 경험. 그 당시보다 훨씬 나은 전태풍이 완성됐다. 오키나와 킹스의 우려대로 전태풍은 이날 18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코트를 누볐다.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동시 기용할 수 있는 BJ리그 룰과 홈팀에 유리한 판정 속에 69대86으로 패했지만 전태풍의 존재감은 시들지 않았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57.1%(4/7)에 달했다. 공격을 풀어내는 전태풍의 역할. 올시즌 오리온스 농사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추일승 감독이 천명한 '닥공 농구'. 그 중심에 전태풍이 있다. 공격 농구를 위해 오리온스는 에어컨리그 동안 이현민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경기 조율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갖춘 경험 많은 포인트 가드.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었다. 이현민 영입은 전태풍을 살리는 묘수가 될 수 있다. 포인트가드 역할에 대한 과중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전환점.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처음에 왜 계약했을까 생각도 했었는데요. 현민이가 1번을 하고 제가 2번을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더라구요. 사실 1번을 하면 생각도 많이 해야하지만 2번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썩 내키지 않았던 오리온스 행. 마뜩치 않았던 그 느낌처럼 이적 첫해였던 지난 시즌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삼중고에 시달렸다. 포인트가드로서 묶인 역할에 발 뒷꿈치 부상까지 겹쳤다. 발의 통증이 골반 문제라는 사실조차 몰랐다. 근본 치료를 할 수 없었던 이유. 코칭스태프와의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오리온스맨으로 두번째 시즌을 앞둔 시점. 거짓말 처럼 3중고가 눈 녹듯 사라졌다. 꽁꽁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 위에 따스한 햇살과 함께 어느덧 꽃길이 놓였다. 서둘러 뛰어보고 싶은 설레임. "지금요? 너무 너무 좋아요. 부상도 전혀 없고 몸도 가벼워요. 팀 분위기도 보다 더 프로페셔널하게 바뀌었어요. 시즌이 빨리 왔리 와 태풍 농구를 보여주고 싶어요." 충만한 자신감. "3점슛이 대박"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말 뿐이 아니다. 25일 오키나와 킹스전 기록(3점슛 성공률 57.1%)이 입증한다. "올시즌은 그냥 자연스럽게 플레이하면 득점이 잘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더 좋아요. 몸도 더 빠른 것 같고…."
공격농구의 선봉장. 역할은 그 뿐이 아니다. 팀 내 최고참급 선수로서의 팀의 케미스트리를 조율하는 것도 그의 몫.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한국어 실력으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간 소통의 가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역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통역이요? 저 돈 받아야 해요.(웃음). 사실 지난 시즌에는 제 스스로 멘붕이 와서 다른 선수들을 잘 볼 수가 없었어요. 이제 2년차인데다 고참급이니 목소리내는 부분이 생겼죠.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에서도 저를 많이 존중해주고요. 제가 대표로 이끌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용병에게는 한국에 왔으니 한국사람 처럼 적응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국내 선수들에게는 용병선수의 고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죠."
전태풍이 보는 올시즌 오리온스? "올해는 선수들의 열정이 달라요. 신인 3총사 (김)종범이하고 (김)승원이, (성)재준이 모두 업그레이드 됐어요. 용병에 가려졌지만 승원이가 특히 많이 늘었고요. 용병도 작년에는 사실상 한명이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2명이에요. 새로운 랜스는 잘 뛰고 힘과 에너지가 넘쳐요. 빠르고 점프도 높고 수비도 잘하고 헤인즈도 막을 수 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더 빨라요. 두고보세요. 퍼펙트 스톰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