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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 이충희 감독이 두 팔을 치며들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동부는 SK를 꺾고 기나긴 12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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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칭찬하는 기사좀 많이 써주세요."
동부 이충희 감독은 12연패가 이어지는 동안 마음고생이 컸다. 동부는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완벽한 '베스트 5'를 앞세워 선두권을 형성했지만, 10월25일 KT전 패배후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팀의 리더인 김주성마저도 발목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 선수들은 24일 SK전을 앞두고 단체로 삭발을 했다. 어떻게든 연패를 벗어던져 보고자 하는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가 됐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이러한 몸부림이 팀 융합이라는 결과로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동부는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80대75로 승리했다. 경기 막판 SK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감격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후 이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이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들에게 고맙고, 그동안 마음고생들이 컸을텐데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오늘 수비에서 상대 주득점원인 헤인즈와 외곽포 변기훈을 봉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3-2 디펜스가 잘 됐다. 김선형의 돌파를 허용해도 상관없었다. 막판 헤인즈에게 득점을 허용했지만, 외곽슛을 막은 것이 좋았다"며 승리를 분석했다.
얼마나 감격적이었을까.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나는 오히려 담담하다. 선수들은 매일 연습을 하지만, 연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선수들은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있었다"며 "경기가 끝난 다음 선수들한테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런 마음과 자세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날 동부는 김주성 없이 경기를 치렀다. 여전히 발목이 좋지 않은 김주성은 벤치에서 몸을 풀기도 했지만,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주성이 없이도 이겼으니 자심감이 더 생겼을 것"이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고 연패를 해서 그렇지 중위권 팀들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아쉽게 진 경기도 그동안 많았기 때문에 의기소침할 필요도 사실 없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레이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이 감독의 아내 탤런트 최 란씨가 경기를 관전했다. 이 감독은 "그동안 매일 져서 (아내가)잘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찾아줬다. 개인적으로도 마음고생이 있었고 부담이 됐을 것이다. 지는 경기때는 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다행이다"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 이 감독은 "사실 나도 선수들과 함께 머리를 자르려 했는데, 어제 팀미팅이 길어져서 시간이 나질 않았다. 내일 자르려 한다. 완전 삭발은 아니고 짧게 스포츠형으로 칠 것"이라며 선수단의 삭발 대열에 참가할 뜻을 나타냈다.
잠실학생=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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