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과 결승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과연 4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20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2일 오후 6시 15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중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동시에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32분 37초를 뛰면서 고군분투한 '맏언니' 이미선. 사진제공=WKBL
한국은 1일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고전했다. 124대41로 완승을 거둔 약체 몽골과의 8강전과 달리, 슛 감각이 뚝 떨어진 상태였다. 하은주를 15분 21초나 뛰게 한 끝에 58대53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15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은주가 없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2m2의 최장신 하은주는 큰 힘이다. 단신 선수 위주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중국전은 상황이 또 다르다. 일본은 평균 신장이 1m75에 불과하고, 최장신이 1m84였다. 반면 중국은 평균 1m85에 최장신이 1m95다. 1m90이 넘는 선수도 5명이나 된다.
겉으로 보기엔 하은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일본은 스피드나 외곽슛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국은 이 부분에선 일본보다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하은주가 뛰는 시간보다 못 뛰는 시간이 훨씬 많다.
위성우 감독이 중국전에서 반드시 박혜진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혜진은 지난주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입어 8강과 4강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을 강행했다간 재활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위 감독은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소속팀 선수인 박혜진의 투입이라는 손해도 불사하겠단 생각이다.
체코에서 전지훈련중인 여자농구 대표팀의 최고참 이미선(35)과 막내 박혜진(24)이 마주 앉았다. 14년 전 대표팀 막내였던 이미선은 지금의 박혜진을 보며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위 감독은 수비 전술에서 박혜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맏언니' 이미선이 고군분투중이지만, 대표팀에는 박혜진의 스피드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미선은 일본전에서 32분 37초나 뛰었다. 상대의 빠른 가드진을 막느라, 체력 소모 또한 컸다.
이틀 연속 4강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특성상, 이미선에게 과부하가 걸려선 안 된다. 수비에서 입는 손해는 물론, 공격에서도 이미선의 탁월한 리딩 능력이 발휘되지 못할 수 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이미선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2쿼터 들어 연속 A패스로 답답했던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탁월한 공격 템포 조율은 이미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2득점에 그쳤지만, 7어시스트 6리바운드 2스틸로 자기 몫을 다했다.
이미선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고, 중국전에서도 투혼을 발휘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대표팀 막내 박혜진 역시 이를 악물고 '부상 투혼'을 준비중이다. 두 가드에게 결승전 운명이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