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리 떠나보내는 KGC의 눈물어린 사연

기사입력 2014-11-26 09:42



"레슬리가 우리의 진심을 담은 선물에 화답해줬다."

안양 KGC 이동남 감독대행이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 프로미와의 원정경기에서 84대69 대승을 거둔 이후 한 말이다. 무슨 사연일까.

KGC에게 이날 경기는 의미가 있었다. 강팀 동부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외국인 선수 C.J. 레슬리를 떠나보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KGC는 올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레슬리에 일찌감치 퇴출 통보를 했고, 이날 동부전이 마지막이었다. KGC는 28일 SK 나이츠전부터 애런 맥기가 새롭게 뛴다. 고교시절, 전미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수지만 외곽 플레이 위주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한국 농구와 잘 맞지 않았다.

레슬리는 동부전 14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열심히 뛰었고, 동료들에게 패스도 잘 내줬다. 레슬리의 헌신 덕에 KGC는 까다로운 동부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동부전을 앞두고 이 감독대행, 김성철-박상률 코치는 바쁜 시간을 쪼개 안양 인근 백화점을 찾았다. 동부전 후 미국으로 출국하는 레슬리에 작은 선물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레슬리는 21세로 어린 나이지만 최근 아빠가 됐다. 선물 대부분은 아기 용품이었다고 한다. 이 감독대행은 "자신이 퇴출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훈련과 경기에서 정말 열심히 해줬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이 너무 대견했다"라고 말했다. 퇴출될 것을 알기에 차라리 태업성 플레이를 했다면 화가 나면서도 이해를 했을텐데, 레슬리는 오히려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직은 어린 레슬리는 자신이 퇴출되는 사실보다는, 퇴출로 인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에 아이처럼 기뻐해 오히려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을 숙연하게 했다고. 아기를 볼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그렇게 좋아했다고 한다.

이 감독대행은 "나쁜 선수가 아니다. 정말 순진한 선수다. 너무 순진해 문제인 선수"라고 말하며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인지, 타지에서의 환경 적응에 애를 먹은 것인지 집중력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부분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한국에서의 경험이 레슬리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디에서 농구를 하든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