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투혼 정영삼 출전강행, 다른 이유 있었다.

기사입력 2014-12-11 08:04


전자랜드 정영삼의 모습. 사진제공=KBL

11월16일. 정영삼은 삼성 리오 라이온스를 따라붙고 있었다. 뒤에서 백스틸을 노리고 있었다.

치려는 순간, 자신의 엄지발가락이 라이온스의 뒷축에 걸렸다. 그대로 꺾이고 말았다.

하지만 정영삼은 그날 경기를 다 뛰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병원에서 "인대는 이상이 없다. 단순한 염좌이긴 한데, 가볍지 않다. 완전히 낫는데 2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하는 그였다. 당연히 참고 뛰는 것을 택했다.

정영삼은 "경기를 치를수록 계속 덧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통증은 점점 커져갔다.

보통 프로선수들은 아픈 부위가 경기 중 집중할 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강한 집중력이 아픈 통증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프로의 모든 선수들은 잔부상들이 있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섰을 때는 그런 아픔은 핑계일 뿐이다.

정영삼은 계속 그렇게 참았다. 하지만 지난 6일 KGC전. 경기 전부터 발가락의 통증이 엄습했다. 가볍지 않았다.

정영삼은 전반전 무득점에 그쳤다. 집중할 수 없었다.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유도훈 감독은 정영삼을 질책했다. "왜 도대체 집중을 하지 못하는 거냐"고.


변명할 수 없었다. 그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유도훈 감독이 정영삼의 상황을 모를 리 없었다.

9일 동부전이 전날. 경기 전날 유도훈 감독에게 미팅을 요청했다.

"너무 아파 1~2경기만 쉬게해 달라"고 했다. 유 감독도 그런 아픔을 알고 있었다. 자신도 현역시절에 겪었던 발가락 염좌. 그의 엄지발가락의 뼈는 유난히 올라와 있다.

유 감독은 정영삼의 얘기를 듣자, 자신의 신발과 양말을 벗고 그 부위를 보여줬다. "나도 은퇴하기 2~3년 전에 너무 아팠다. 그 통증이 얼마나 심한 지 안다"고 했다.

정영삼은 그대로 뛰겠다고 하며, 감독실을 나섰다.

동부는 전자랜드가 올 시즌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다. 윤호영 김주성, 데이비드 사이먼 등 트리플 포스트가 있다. 토종 빅맨이 부족한 전자랜드에게 매번 높이의 한계를 느끼게 한 팀이었다.

전자랜드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죽기살기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정영삼은 4쿼터 회심의 3점포를 작렬시켰다. 3개의 3점슛을 포함, 4쿼터에만 11점을 집중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감독님께 전날 미팅을 요청했다. 나약한 마음이 들었는데, 왜 그런 지 모르겠다.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팔꿈치 부상에서 발가락까지. 그의 몸은 한마디로 부상병동이다. 강인한 정신력이 없으면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영삼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1.4득점, 2.0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너무나 부지런하다.

그가 빠진다면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너무나 곤란하다. 그 부분을 유도훈 감독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영삼은 의미있는 말을 했다. 그가 출전을 강행하는데는 팀 사정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는 "FA 첫 해다. 내가 FA 첫 해에 부상당했다고 빠지면 나중에 FA 협상을 하는 후배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연봉 총액 4억원(인센티브 5000만원 포함)에 5년간 계약했다. 그에게는 아직 FA로서 4년이라는 기간이 남아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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