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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고 봅니다."
모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KCC를 맞이해 87대78로 이겼다. 쉽기만 한 승리는 아니었다. 경기 종료 2분여 전까지 점수차는 75-73, 불과 2점이었다. KCC가 끈질기게 모비스의 목을 조르는 형국이다. 하지만 모비스는 끝내 KCC의 손을 뿌리치며 승전보를 울렸다. 팀의 에이스 문태영이 이때부터 연속 7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120% 해준 덕분이다.
잘 나가던 모비스가 휘청이기 시작한 건 지난 13일 안양 KGC전부터였다. 67대80으로 졌다. 이번 시즌 모비스의 최다점수차 패배였다. 정말 '아무 것도' 안됐다. 개인의 기량도 발휘되지 않았고, 약속됐던 전술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국 최고 가드 양동근이나 최고의 득점력을 지녔다는 문태영, 외국인선수 라틀리프 등 누구하나 평소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시 유 감독은 "도대체 이렇게 해서 어떻게 상대를 이기겠나"라며 "이런 걸로 위기를 자초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의 지적은 현실이 됐다. 승부사의 예민한 감각이 위기의 전조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모비스는 15일 오리온스전에서도 70대79로 패한다. 또 다시 반복된 선수들의 집중력 붕괴 현상. 그리고 문태영의 지나친 판정 민감증이 화근이었다. 첫 2연패.
이후 유 감독은 선수들을 다시 강하게 다듬었다. 느슨해진 마음의 경계선을 다시 조였다. 집중력 저하, 판정에 대한 지나친 어필 등은 결국 팀의 능력치를 떨어트리는 것들이다. 이걸 이겨낼 수 있는 건 승부 자체에 대한 집중력 뿐이라는 게 유 감독의 지론이었다.
두 번의 패배 후 모비스는 다시금 이전의 강력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17일 SK와의 빅매치에서 89대88, 1점차로 행운의 승리를 거둔 건 '모비스 부활'에 더 큰 힘을 실어줬다. 거의 진 경기를 운좋게 이겼는데, 이후 선수들은 승리의 충족감을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21일 KCC전은 모비스가 이제 다시 궤도에 올랐다는 걸 의미한다.
유 감독은 "KGC, 오리온스전 패배가 결과적으로는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었다. 시기적으로도 중요했다. 연말에 LG(25일)-SK(27일)-오리온스(31일) 등 강팀들과의 대결이 줄지어있는데, 그 전에 팀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며 2연패에서 얻은 교훈이 연발 '강적 3연전'을 잘 극복하기 위한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예방주사를 맞은 뒤 다시 건강해진 모비스가 강적들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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