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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종종 "유도훈(전자랜드) 감독과 맞붙으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전술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한다. 프로농구판 최고 지략가를 깜짝 놀래킬 정도니 유 감독의 지략도 이미 농구판에서 뛰어나기로 알려져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점도 많은 두 사람이다. 성씨도 유로 같고, 두 사람 모두 현역 시절 단신의 가드였다.
모비스는 3쿼터 시작 후 이날 경기 쓰지 않았던 2-3 지역방어를 들고나왔다. 최근 모비스는 2-3 지역방어로 재미를 많이 보고 있던 상황. 키가 큰 라틀리프를 밑선 중심에 세우고 밑선 양쪽 날개에 빠른 포워드들을 배치해 골밑과 45도 외곽 찬스까지 모두 막는 시스템이다.
이 여파가 컸다. 계속해서 10여점 정도의 점수차가 이어졌다. 모비스가 4쿼터 시작 후 함지훈의 득점으로 49-55까지 따라갔지만, 전자랜드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점수차를 유지했다. 고비 때마다 작전타임과 선수교체를 활용해 득점에 성공하며 상대 분위기를 끊었다. 따라갈 만 하면 도망가고의 흐름이 반복되니 모비스 선수들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또, 상대 센터 라틀리프가 최근 컨디션이 좋은 점을 감안해 레더 카드를 밀어붙였던 것도 주효했다. 레더는 전반에만 3개의 파울을 저지르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덩달아 리카르도도 전반 파울 3개를 범한 점은 행운이었다. 라틀리프는 이날 경기 10득점 3리바운드로 최근 활약에 비해 부진했다. 그렇게 유도훈 감독은 값진 승리를 만들어냈다.
3쿼터 지역방어 격파 뿐 아니다. 전자랜드는 이날 전 선수가 모비스 선수들의 괴롭힌다고 해야할 정도의 악착같은 수비를 선보였다. 선두 모비스답지 않게 상대에 많은 스틸을 허용하고, 실책을 남발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5연승 행진이 마감됐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