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한국프로농구연맹)은 오는 12일 2015~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매일 조마조마하다.
경찰이 농구 선수들의 과거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를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일부 언론에서 혐의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2일 급기야 현재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나가 있는 현역 국가대표 선수(SK A선수)의 이름까지 공개되고 말았다. 한 언론은 경찰(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이 A선수(2011년 프로 입단)의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를 포착하고 귀국하는 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지난 5월부터 전현직 농구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미 다수의 선수들을 불러 조사를 했다. 그중의 일부 선수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KBL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가 길어지고 또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KBL 고위 관계자는 2일 "A선수는 현재 국가를 대표해서 해외에 나가서 다른 나라와 경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A선수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것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실명을 거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언론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자의 실명과 얼굴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고 있다. 그 혐의자의 인권 보다 국민의 알권리와 재발 방지 효과 쪽에 더 무게를 싣는 차원의 조치다.
그런데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실명이 사실 입증이 덜 된 상황에서 공개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미 최근 전창진 전 KGC 감독의 경찰 수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경찰의 공식 발표에 앞서 전창진 감독의 실명이 공개됐다. 2개월 넘게 수사가 이어졌고 경찰이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영장 신청을 기각해버렸다. 현재 전창진 감독 조사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