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세이커스는 2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전에서 73대83로 져 4연패에 빠졌다. 2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20점차 역전패를 당한 후유증이 컸다. 악재도 겹쳤다. 지난달 말 영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조쉬 달라드(1m93)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전주 KCC의 두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이 고른 활약을 펼치는 동안 창원 LG는 트로이 길렌워터가 고군분투했다. 길렌워터의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에서 눈에 띄는 게 하나 더 있었다. 세이커스의 '기둥' 김종규의 부진이다. 22분15초 출전해 7득점-2어시스트. 리바운드를 1개도 따내지 못했다. 물론, 리바운드없이 경기를 마친 것은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경기당 12.5득점-6.6리바운드를 기록했으니 기대치에 한참 모자라는 활약이었다. 창원 LG는 이날 리바운드에서 24-36로 크게 뒤졌다.
득점도 '뚝' 떨어졌다. 3쿼터들어 첫 득점을 올릴 정도로 고전했다. 3쿼터에 6점을 넣은 김종규는 4쿼터에 1득점에 그쳤다. 7득점은 이번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소득점 타이 기록이다. 공수에서 하승진에 밀려 제대로 찬스를 잡지 못했다.
김종규는 창원 LG 공수의 핵심자원이다. 그가 버텨주지 못하면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에는 경기력의 편차가 커 보인다. 상대팀과 당일 컨디션에 따라 팀 기여도에 차이가 크게 나타날 때가 있다. 센터로서 골밑을 지켜줘야 하는데, 매치업 상대에게 밀려 외곽을 맴돌 때가 많다. 길렌워터, 김종규가 밖으로 나돌게 되면 골밑은 속수무책이다.
이날 김종규를 상대한 전주 KCC 하승진은 "같은 포지션의 타팀 후배에 대해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종규가 굉장히 힘들 것 같다. 지난 시즌에
는 동료들이 활발하게 움직여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슛이 좋은 종규가 슛 찬스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오프 시즌에 입대한 포인트 가드 김시래 공백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문태종, 데이본 제퍼슨같은 막강 공격옵션이 도움이 됐다. 올해 합류한 길렌워터와의 역할 분담, 호흡이 매끄럽지 못할 때가 있다.
22일 부진에 대해 김 진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21일 고양 오리온전에 30분 넘게 출전하고 다음날 바로 출전하다보니 부담이 컸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길렌워터가 외곽으로 빠지면 종규가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빅맨'으로서 공수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농구의 자산인 김종규는 누구보다 욕심이 많고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선수다. 많은 이들이 더 강한 김종규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