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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은 숨가빴다. 마치 스릴러 서스펜스와 허를 찌르는 반전이 코트 밖에서 벌어졌다.
양손의 떡을 원했던 오리온
헤인즈의 복귀날짜(1월30일)가 다가왔다. 이미 오리온은 헤인즈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뛸 수 없는 상태. 시간이 2주 정도 더 필요했다.
오리온과 모비스는 치열한 선두다툼(29승15패 공동선두)을 하고 있었다. 30일 두 팀은 고양에서 빅뱅이 예고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헤인즈의 복귀일이었다.
결국 오리온은 결정을 내렸다. 헤인즈를 완전교체했다.
이유가 있었다. KBL 규정의 맹점을 찌른 결정이었다. 오리온은 일단 뛸 수 없는 헤인즈 대신 존슨을 모비스전에 출전시키길 원했다. 하지만 일시 대체 계약을 연장하면 1경기 출전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결국 일시 대체를 하더라도 모비스전에 조 잭슨밖에 뛸 수 없다.
하지만 완전 대체를 하면 존슨의 출전이 가능하다. 물론 헤인즈는 일단 '자유의 몸'이 된다. 하지만, 다른 팀에서 영입할 수 없다. KBL에서 태업성 플레이를 펼친 뒤 다른 팀으로 영입되는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 계약이 해지된 외국인 선수의 권리는 원 소속구단이 갖게 했다. 기한은 정규리그까지다.
헤인즈의 계약을 해지해도, 결국 정규리그 전까지 오리온은 헤인즈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게다가 오리온은 2차례 소진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를 단 1장도 소진하지 않고 있던 상태.
즉, 오리온은 30일 모비스전의 전력누수를 없애고, 헤인즈의 재활 시간을 벌 수 있는 최적의 선택으로 KBL 규정의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시각에 따라 '꼼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한 1승이 중요한 오리온의 그런 결정에 쉽게 비난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두 가지 반전
수많은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단 등록시간이 문제였다. 절차상 외국인 선수를 등록할 때 가승인 신청을 KBL에 한 뒤 2시간 뒤 효력이 발생된다. 오전, 오후 두 차례 등록할 수 있다. 오전 등록시간은 낮 12시였다.
제스퍼 존슨의 대체선수 유효기간은 29일까지다. 즉, 30일 자유의 몸으로 풀린 존슨을 오리온이 낮 12시에 가등록 신청한 뒤 2시간 뒤부터 소속팀 선수로 기용할 수 있다.
그런데 첫번째 문제가 생겼다. 30일 오리온과 모비스의 경기시각은 오후 2시. 즉, 낮 12시에 열리는 가승인 신청을 아무리 빨리 처리해도 1초는 지나간다. 2시간 뒤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오후 2시 경기에서 제스퍼 존슨은 뛸 수 없다.
여기에는 유권해석의 여지가 있다. 등록시각을 낮 12시에 정한 것은 매년 오후 3시에 열렸던 주말 경기 시각 때문이었다. TV중계 때문에 오후 2시로 변경했는데, 가등록 신청시각은 바꾸지 않았다. 즉 오리온 입장에서는 충분히 유권해석을 신청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오리온 이형진 부단장은 부랴부랴 29일 오전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KBL을 찾아갔다. 유권해석에 대한 오리온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한편에서는, 대체 외국인 선수를 꼭 계약 완료 후 완전대체로 바꿀 수 있다는 KBL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즉, 오리온의 경우 존슨의 대체 용병 기간 도중 완전대체로 바꿔도 규정 상 걸릴 게 없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KBL의 규정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보여주는 부분. 그동안 계속 유권해석에 의지하는 경향을 비판했지만, 변한 게 없다. 결국 29일 등록시간을 낮 12시에서 오전 11시 45분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두번째 문제는 더욱 중요했다. 공교롭게도 KT의 코트니 심스가 부상을 입었다. KT 역시 산술적으로 6강을 포기할 수 없다. 효율적인 리빌딩을 위해서도 그렇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체 외국인 선수는 당연히 제스퍼 존슨이다.
그런데 30일 함께 가등록 신청을 하면,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우선권은 KT가 가져가게 된다. 이 부분은 오리온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다.
KT 측은 "기량 뿐만 아니라 당장 기용할 수 있는 제스퍼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리온 입장도 있지만, 우리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스퍼 존슨을 영입할 계획이라는 의미. KT 측 입장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양보를 하면, 오히려 올 시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에 시달릴 수도 있다.
결국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오리온이 국내 선수가 취약한 KT에게 국내 선수를 양도하면서 '양보' 합의를 받아내든지, KT가 제스퍼 존슨을 데리고 가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오리온과 KT의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동부의 경우 로드 벤슨은 가벼운 족저근막염으로 대체카드를 쓸 의향이 없다.
KT는 29일 일단 결론을 내렸다. "제스퍼 존슨에 대한 가등록 신청을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리온은 "제스퍼 존슨을 포기하겠다. 국내 선수를 양도하고 제스퍼를 데려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대체 외국인 선수를 다시 찾거나, 조 잭슨 1명으로 버텨야 한다. KT 입장에서는 결국 가승인 신청을 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제스퍼 존슨에 대한 거취는 그렇게 끝났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