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꿈 저무는 SK, 남은 8경기 매우 중요한 이유

기사입력 2016-02-02 10:30


2015-2016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경기가 31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SK 문경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안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1.31.

"6강 못가도 포기는 없습니다."

프로 스포츠 팀들의 목표는 우승.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를 잡자면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프로농구도 마찬가지. 각 팀들의 1차 지상과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리그 중반 일찌감치 6강팀 구도가 잡혔다. 아직 수치상 역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5위팀까지는 사실상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6위 원주 동부 프로미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조금 불안한데, 이마저도 뒤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위 4개팀 모두 아쉽다. 그 중 가장 땅을 치는 팀이 서울 SK 나이츠다. 객관적 전력으로 봤을 때, 나머지 3개팀은 어느정도 고전이 예상됐지만 SK는 6강을 넘어 잠재적 우승후보로도 평가받은 팀이기 때문. 문경은 감독 부임 이후 6강은 따논 당상이던 SK의 부진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다.

SK 선수들은 최근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프로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목표 방향을 상실한 팀의 선수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SK 선수들은 남은 8경기 정말 열심히 해야한다. 이유가 있다.

사실 SK는 나름 핑계거리가 있다. 팀 간판 김선형이 대학생 시절 인터넷 불법 도박 연루로 인해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다른 팀들도 선수 이탈이 있었지만 김선형이 빠진 SK의 공백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컸다. 공-수 중심을 잡아줘야할 김민수가 계속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데이비드 사이먼도 허리, 종아리 부상에 시달렸다. 막판 팀이 조금 살아나려 하자 드웨릭 스펜서가 발목 부상으로 낙마했다. 물론, 선수 부상도 감독이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핑계만 댈 수는 없다 .

중요한 건 다음 시즌이다. SK는 100% 확정은 아니지만 사이먼과의 재계약을 고려중이다. 현 시스템상 이만한 센터를 데려오기 힘들다. 정통 센터 농구로의 변화를 천명한 문경은 감독이 한 시즌만에 노선을 바꿀 일도 없다. 김선형 복귀 후 김선형과 사이먼의 시너지 효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호흡을 잘 맞춰놔야 내년 시즌을 기대할 수 있다. 상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변기훈이 현 멤버들과 손발을 더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변기훈이 복귀하니 공-수에서 훨씬 더 원활한 모습. 변기훈이 나오는 공을 받아 3점슛을 던져주고, 활발한 돌파로 상대 수비를 헤집어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이전 SK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또 하나, 주목할 건 최근 토종 빅맨 이대헌 중용이다. S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승준-동준 형제를 야심차게 데려왔지만 사실상 실패라고 인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두 선수가 거의 뛰지 못하고 신인 이대헌이 출전 기회를 보장받고 있다. 다음 시즌 막판 최부경이 군 전역 후 돌아올 것에 대비해 이대헌이라는 자원을 키워놓는 것도 현명한 판단이다.

다음 시즌에도 이번 시즌과 같은 성적,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SK에는 치명타다. 이번 시즌에는 위에서 언급했던대로 핑계거리들이 그나마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오로지 감독, 선수들의 능력만으로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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