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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에 앞서 '입'으로 하는 기선 제압. 올해도 예외 없었다. 예년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예상을 깬 작심발언. 6일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는 주목할 만한 몇 가지 멘트가 쏟아졌다.
김승기 감독은 그러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수비를 터프하게 하는 게 맞는 것이지, 아무렇게나 하는 게 무슨 농구냐"라고 침착하게 말했다. 그는 "6강 플레이오프 때 정말 여러모로 욕을 많이 먹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런 말 안 나오고 깨끗하게 하고 싶다"며 "팬들이 그런 부분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사실 모든 팀이 다 터프하다. KCC도 디펜스 쪽에서 터프하다. 서로 터프하게 열심히 하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두 말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면에서 잘 해줬다. 잘 버텨줬다. 그래서 6강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었고 4강까지 왔다"며 "KCC랑은 누가 이기든 정말 기분 좋고 신나서 승리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하고 싶다. 졌을 때도 깨끗이 승복할 수 있도록, 팬들이 정말 명승부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에 제대로 잘 한 번 붙어보겠다"고 했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2m21)은 KCC 정규리그 우승의 숨은 공신이다. 동료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45경기에서 평균 9.07득점 7.8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성적이 아주 빼어나진 않다. 하지만 큰 부상 없이 코트를 누비며 허버트 힐과 막강한 높이를 구축했다. KBL 최고의 테크니션 안드레 에밋과도 2대2 플레이로 어렵지 않게 득점을 쌓았다. 그런 하승진의 약점은 역시 자유투다. 4쿼터 막판 일부러 파울을 하는 건 상대의 전략이 된 지 오래다. 그의 이번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53.2%. 2008~2009시즌 이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52.9%다.
하지만 하승진은 자유투에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별 훈련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항상 하고 있다. 오늘처럼 질문이 나오면 자유투가 부각이 돼 애로사항이 많다"고 웃은 뒤 "듣는 사람은 우습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승부처에서는 항상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플레이오프는 매 순간이 승부처이다. 자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현 "용산고 선배가 양보해주실 것"
이승현의 이번 시즌 기록은 45경기에 평균 11.2득점 5.5리바운드 2.2어시스트다. 모비스를 만나서는 5경기 평균 10득점 6.0리바운드 3.2어시스트다. 하지만 기복을 보였다. 2월13일 맞대결에서 17득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11일에는 4득점에 묶이기도 했다.
팬들은 이를 두고 양동근이 이승현의 용산고 11년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가 작아진다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이 자리에서도 프로 2년 차 시즌을 맞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이승현이 유독 모비스전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승현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위축되는 느낌이 있다"면서 "나도 욕심이 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고 싶다. (양)동근이 형이 양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만히 듣던 양동근은 "승현이에게 윽박지른 적도 없고, 잘해줬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치있게 받아 쳤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