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첼시 리 제출 서류 위조 결론, 시한부 기소중지

기사입력 2016-06-15 15:11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검찰이 여자농구 KEB하나은행 혼혈 선수 첼시 리가 특별 귀화 신청 때 제출한 문서가 위조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 4월말부터 법무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첼시 리 쪽에서 제출한 서류의 진위 여부를 조사해왔고,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등이 진짜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법무부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쪽에 통보했다. 또 이번 건과 관련해 미국 사법당국에 진출 청취를 위한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고 답이 올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첼시 리는 지난 4월초 대한체육회 농구 우수 인재 특별귀화 추천을 받았다. 마지막 과정으로 법무부 국적심위위원회의 검토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제동이 걸렸다. 법무부 쪽으로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민원이 제출됐고, 법무부를 이걸 확인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4일 프랑스 낭트에서 시작된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경기력 향상 차원에서 첼시 리의 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첼시 리의 귀화를 법무부에서 제동이 걸렸고, 결론은 서류 위변조로 나왔다.

첼시 리는 2015년 KEB하나은행과 계약할 당시 할머니가 한국인이라서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로 분류됐다. 현재 WKBL 규정엔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한국 사람이면 해외동포 선수로 국내 토종 선수와 같은 자격을 준다.

당시 다른 구단에서 첼시 리의 신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었고, KEB하나은행과 WKBL사무국은 적극적으로 대응, 출생 서류를 제출해 논란을 잠재웠다. 첼시 리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명의의 본인 출생증명서, 미국 국무부 명의의 부친 L씨 출생증명서, 친할머니로 주장한 한국인 이모씨의 사망증명서를 구단 측에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본인 출생증명서 상의 아버지 L씨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일련번호도 사망증명서에 사용되는 번호로 드러났다. 부친 출생증명서로 제출한 서류도 미국에서 당시 사용한 양식이 아니었다. 또 할머니로 기재된 이모씨는 실존 인물이지만 가족관계에서 L씨의 존재를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한 가족으로 등록된 양녀는 이씨가 미국인과 결혼하거나 다른 자녀를 가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첼시 리는 2015~2016시즌에 평균 15.2득점, 10.4리바운드로 골밑에서 가공할 파워와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KEB하나은행은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에도 진출했다. 첼시는 신인상을 비롯 득점, 리바운드, 공헌도 등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첼시와 그의 에이전트는 이번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서도 귀국을 차일피일 미뤘다.

KEB하나은행은 첼시와 2016~2017시즌 계약을 하기 어렵게 됐다. 연봉 재계약을 못했고, 임의탈퇴 처리했다. 첼시 리가 없다고 보고 다음 시즌 팀 전력을 짜야 한다.

WKBL은 조만간 재정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첼시 리 사건과 관련된 징계 및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