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밋-라이온스 '닥공' KCC, 웃을 수만 있을까

기사입력 2016-07-22 00:36



전주 KCC 이지스의 공격 올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KCC는 21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8순위 지명권을 얻어 리오 라이온스를 선택했다. KCC는 지난 시즌 함께 한 득점 머신 안드레 에밋과의 재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2라운드 추가 인원을 뽑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 라이온스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라이온스는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 라이온스는 2014~2015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서울 삼성 썬더스의 부름을 받았었다.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했다는 것, 그만큼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당 시즌 삼성에서 뛰다 고양 오리온스로 트레이드 됐고, 2015~2016 시즌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 선택을 받았지만,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몇 경기 뛰지 못하고 짐을 쌌다.

라이온스는 부상을 털고 최근 괜찮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2m6의 키에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하고 개인기가 출중한 자원이라 그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택된 것이 이변은 아니다.

다만, 라이온스가 KCC의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에 대해 걱정의 시선도 있다.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다. 라이온스는 전형적인 스코어러다. 2m6의 키라면 한국 프로무대에서는 정통 센터로 활약해야 할 키다. 그러나 라이온스의 플레이는 절대 그렇지 않다. 골밑 공격 능력도 있다는 정도지, 플레이 자체가 외곽 위주에서 주로 이뤄지는 유형이다. 1순위 외국인 선수 에밋이 1m80대의 테크니션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코트에 설 경우 활동 반경이 겹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볼 소유욕이 있다. KCC는 지난 시즌 리카르도 포웰을 영입했다 두 사람의 역할이 분담되지 않으며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고, 포웰과 허버트 힐의 맞트레이드로 숨통이 트이며 살아났다. 정통 센터 힐이 골밑에서 궂은 일을 해줘 KCC의 팀 플레이가 살아났다. 라이온스도 포웰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하승진 딜레마도 있다. 토종 최강 센터 하승진이 있기에 에밋-라이온스 조합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하승진은 체력-부상 문제를 항상 안고있는 선수다. 하승진이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코트 내 선수 조합이 꼬일 수 있다. 특히, 라이온스에게 적극적인 골밑 수비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사실 KCC 입장에서는 건실한 빅맨 자원을 영입하는 게 최선의 방안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후순위권을 갖고 그런 자원을 데려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남은 자원 중 어쩔 수 없이 그나마 검증이 된 라이온스를 데려왔다고 봐야 한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일단 KCC의 다가오는 시즌 모토는 '닥공'이 됐다. 이제 선수를 뽑았으니, 이 선수들의 조합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가 추 감독에게 숙제로 남게 됐다. 만약, 이 숙제만 잘 풀어낸다면 KCC는 최고로 화려한, 최고로 강한 팀이 될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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