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한 모비스 로드, 전훈서 벤치대기한 사연

기사입력 2016-09-07 05:58

모비스의 일본 전지훈련&21745; 지난 9월 6일 연습경기에 앞서 시간 룰을 어긴 찰스 로드가 경기에 뛰지 못했다&21745; 훈련에서도 제외돼 홀로 앉아있는 로드의 모습이 보인다&21745;

프로농구 모비스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32, 2m3)가 일본 가와시키 전지훈련 연습경기에 뛰지 못했다. 몸상태는 정상이었지만 경기시작부터 끝까지 홀로 경기장 뒷편에서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로드에게훈련도, 경기 출전도 허락하지 않았다. 팀의 시간 룰을 어긴데 대해 사과하지 않는 로드의 태도 때문이었다.

모비스는 지난 6일 도쿄 인근 오타구 종합체육관에서 일본프로농구 홋카이도 삿포로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모비스가 73대63, 10점차 승리를 했다.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29, 1m88)가 18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7스틸로 활약했다. 국내 선수중에선 송창용이 20득점으로 최다였다.


지난 7월 2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2016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및 드래프트.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1라운드에 찰스 로드를 지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이날 오후 훈련과 연습경기를 위한 집합시간에 로드는 가장 늦게 버스에 올랐다. 10분 정도 지각했다. 이어폰을 찾다가 늦었다며 통명스럽게 이야기했다. 경기장에 도착한 뒤 유재학 감독은 시간엄수에 대해 다시한번 얘기하고 팀원들에게 미안해할 줄 알아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로드의 자세는 자못 당당했다.

유 감독은 화난 표정이었다. 유 감독은 "작은 실수처럼 보일 수 있어도 팀플레이를 하는 사람이면 동료들의 시간을 빼앗은데 대해 미안해 할줄 알아야 한다. 이건 문화 차이와는 다르다. 평소 생활태도나 훈련태도에 아무 이상이 없었던 선수면 모르겠지만 로드는 다른 경우다. 이런 식으로 7개월을 버틸 순 없은 노릇"이라고 했다.

로드는 KT시절 전창진 감독과도 기싸움이 잦았다. 어르고 달래면 며칠은 좋다가 또다시 악동 기질이 발동했다. KGC 인삼공사에서 뛸 때는 김승기 감독의 애간장을 적잖이 태웠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플레이로 눈총을 받기도 했다.

모비스는 이런 로드의 성향을 알고 데려왔다. 트라이아웃에서 계약할 당시 로드와 심층 면담을 하고 확답을 받았다. 성실함과 팀에 대한 희생 부분을 주지시켰고, 로드는 "최선을 다해 팀에 녹아들겠다. 뽑아달라"고 했다. 유 감독은 당시에도 말썽을 일으키거나 팀플레이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면 당장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며칠 동안 로드가 보여주는 모습에 따라 조기퇴출 가능성도 있다. 모비스는 타구단과 마찬가지로 대체선수 여러 명을 늘 리스트업 해두고 있다. 누군가가 넌지시 '사과 팁'을 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되면 의미가 퇴색된다. 로드 스스로 느끼고 고쳐야 한다.

문태영은 모비스 시절 우승청부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문제가 아예 없진 않았다. 뛰어난 기량과 훈련, 경기 몰입도는 최고였지만 문화 차이와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 코칭스태프와 충돌한 적이 있다. 유 감독은 퇴단시킬 작정이었고, 문태영은 스스로 삭발하고 사과했다. 며칠간 훈련 시작 2시간전부터 체육관 복도에서 러닝을 하는 등 개선의지를 보였다. 결국 팀도 문태영도 윈윈할 수 있었다.
가와시키(일본)=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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