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양동근 전경기 동행, 애타는 벤치 파이팅콜

기사입력 2016-12-15 18:11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양동근이 지난 14일 전자랜드전에서 고주파기기로 왼손목을 치료하고 있다. 인천=박재호 기자

2016-2017 프로농구 서울SK와 울산모비스의 경기가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손목 부상 치료중인 모비스 양동근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16/

남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는 '벤치 워머'가 있다. 경기는 뛰지 못하고 파이팅만 외치는. 하지만 후보 선수가 아니라 MVP 4회, 챔프전 MVP 3회, 연봉 7억5000만원(전체 1위)을 받는 KBL리그 넘버원 스타다. 모비스 양동근은 지난 10월 개막전에서 왼손목 골절로 큰 수술을 받았다. 재활중인데 홈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경기까지 동행하고 있다.

양동근은 14일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정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도 왼무릎 타박상으로 1경기를 쉬게 된 송창용과 함께 벤치에 앉아 있었다. 팔목골절로 손목뼈를 지지해주는 금속판을 삽입해둔 상태다. 금속판은 완쾌된 이후 1년이나 2년 뒤 제거수술을 따로 받게 된다. 양동근은 "통증이 아직 남았지만 금속판 이질감은 거의 없다. 자원해서 매경기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집에 쉰다고 뼈가 빨리 붙는 것도 아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부터 계속 그랬다. 그냥 미안하다. 같이 뛰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어 '파이팅'만 외친다. 잔소리도 많은 편이라 후배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벤치에라도 앉아있으니 같이 뛰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양동근은 통증이 남아있지만 하체운동은 이미 동료들과 같은 페이스다. 드리블 등 개인훈련도 조금씩 시간을 늘리고 있다. 치료를 돕는 고주파 패드도 사용중이다. 양동근은 "약간 아프지만 계속해서 부상 부위에 자극을 줘야 빨리 나을 수 있다. 이르면 1월 중순쯤 합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후배들이 나를 '잔소리맨'이라 생각할 수 있다. 경기 내적인 것은 어차피 우리 감독님(유재학)이 완벽하게 챙기신다. 난 단지 주장으로 이런 저런 분위기 등에 대해 얘기하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전주 KCC전에서 모비스는 경기종료 직전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전준범이 자유투 투샷 기회를 얻었다.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 승리할 수 있었다. 전준범은 1개는 넣고, 1개는 놓쳤다. 양동근은 이 순간 엄지와 검지를 모으고 전준범의 담이 작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장면이 TV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양동근은 "그 모습이 TV에 나온 지는 몰랐다.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전)준범이를 향해 '으이그 새가슴'이라며 일부러 놀렸다. 아끼니까 하는 말이다. 준범이의 능력을 알기에 그랬다"고 말했다.

모비스 선수들은 양동근의 존재에 대해 "감독님이 말씀해 주시는 부분도 있지만 선배가 있으면 아무래도 든든하다. 어려울 때, 힘들 때, 위기일 때 (양)동근이형이 큰 버팀목이 돼 준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우린 더 강해진다. 시즌 초반에 잠시 흔들렸지만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이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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