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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는 '벤치 워머'가 있다. 경기는 뛰지 못하고 파이팅만 외치는. 하지만 후보 선수가 아니라 MVP 4회, 챔프전 MVP 3회, 연봉 7억5000만원(전체 1위)을 받는 KBL리그 넘버원 스타다. 모비스 양동근은 지난 10월 개막전에서 왼손목 골절로 큰 수술을 받았다. 재활중인데 홈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경기까지 동행하고 있다.
양동근은 "후배들이 나를 '잔소리맨'이라 생각할 수 있다. 경기 내적인 것은 어차피 우리 감독님(유재학)이 완벽하게 챙기신다. 난 단지 주장으로 이런 저런 분위기 등에 대해 얘기하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전주 KCC전에서 모비스는 경기종료 직전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전준범이 자유투 투샷 기회를 얻었다.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 승리할 수 있었다. 전준범은 1개는 넣고, 1개는 놓쳤다. 양동근은 이 순간 엄지와 검지를 모으고 전준범의 담이 작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장면이 TV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양동근은 "그 모습이 TV에 나온 지는 몰랐다.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전)준범이를 향해 '으이그 새가슴'이라며 일부러 놀렸다. 아끼니까 하는 말이다. 준범이의 능력을 알기에 그랬다"고 말했다.
모비스 선수들은 양동근의 존재에 대해 "감독님이 말씀해 주시는 부분도 있지만 선배가 있으면 아무래도 든든하다. 어려울 때, 힘들 때, 위기일 때 (양)동근이형이 큰 버팀목이 돼 준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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