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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DB의 1차 위기, 이상범의 대응법은?

기사입력 2017-12-22 08:02


DB 이상범 감독의 시즌 플랜은 확고하다. 사진제공=KBL

호흡이 상당히 길다. DB 이상범 감독은 확고하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DB는 점점 '위기'를 맞고 있다.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진다.

2연패를 당했다. 삼성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시즌 초반 돌풍의 핵심 멤버였던 서민수 김태홍 등의 체력적 부담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DB 이상범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실 시즌 초반 우리는 발로 농구를 했다. 그만큼 많이 뛰었다. 이제 활동력 자체가 약간씩 떨어지고 있다. 서민수 김태홍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그들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시즌 전 준비를 잘했지만, 긴 시즌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첫번째 위기가 등장하고 있다. 서민수 김태홍의 문제만은 아니다. DB의 대처법은 무엇일까.

그대로 간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DB는 3쿼터 중반까지 경기를 팽팽하게 만든 뒤, 4쿼터 뒤집는다는 큰 틀의 경기 플랜을 가지고 있다. 김주성과 윤호영을 후반에 투입하는 이유. 여기에 경기 초반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하면서, 상대 예봉을 꺾는다. 그런데 최근 패배는 전반전 10점 이상의 리드를 주면서 시작된다. 이후, 추격전을 펼치지만 패하는 빈도가 약간씩 늘어난다. 즉, 시즌 초반만큼의 경쟁력이 나오지 않는다.


이때 사령탑은 여러가지 변화를 모색한다. 갈림길에 놓인다. 하지만, 이 감독은 확고하다.

그는 "우리는 계속 그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좀 더 면밀하게 보자. 그는 "한정원 김현호 등이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전력이다. 한정원은 부상 이후 2군 복귀전에서 괜찮았지만, 다시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상자가 복귀하면 사이클이 생긴다. 재활을 충실히 한 시즌 초반에는 정상 컨디션으로 보인다. 그런데, 부상 부위가 실전을 뛰면서 다시 부었다가 회복되는 과정을 겪는다. 한정원 뿐만 아니라 윤호영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

때문에 이 감독은 "윤호영의 경우에도 평균 20분 정도 출전을 시켰지만, 다시 출전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만약, 김주성이나 윤호영을 초반 투입하면 오히려 시스템이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 체력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김태홍과 서민수를 더욱 급박한 승부처에서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팀 전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디테일이 중요하다. 실제 21일 삼성전에서는 최대한 짧게 짧게 끊어서 선수들을 기용했다.


DB 선수 개개인은 단점이 많다. 하지만 확실히 열정이 있다. 지난 SK전에서 극적 역전승을 한 뒤 환호하는 모습. 사진제공=KBL
단점을 보면 선수를 쓸 수 없다

이 감독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단점을 보면 선수를 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지운과 김영훈의 경우 수비적 약점이 있다. 물론 수비가 약하면 실전에서 쓸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의지가 있다. 안되는 수비도 좀 더 많이 뛰면서 따라 붙으려고 한다"고 했다.

농구에서 수비는 기본이다. 상대에게 무너지지 않고,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력이다. NBA에서는 기본적 수비가 부족하면 주전으로 뛰기 힘들다. 아주 강한 공격력을 가지지 않는 한 그렇다.

하지만, 국내 농구는 좀 다르다.

그는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비 시즌동안 스텝(특히 사이드 스텝)을 갈고 닦아야 한다. 하지만 부상 부위에 따라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시즌 중에는 선수의 장점을 보고 가야 한다. 코트에서 나오는 그 선수의 약점은 팀 전술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비슷한 멘트를 했다. 사실, 국내 선수들의 사이드 스텝은 매우 좋지 않다. 팀내 2~3명 정도만이 정확한 스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수비가 좋지 않다.

추 감독은 "사이드 스텝을 확실히 익히기 위해서는 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허리와 골반을 잇는 파워존을 강화시키면서, 흔들림없는 하체를 지녀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는 시즌 중에 그렇게 하면 선수들은 따라올 수 없다. 실전에 뛰기 힘든 몸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추 감독은 "사이드 스텝은 기량 발전에 꼭 필요하다. 비 시즌 선수들이 해야 하는데, 혼자하긴 힘들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 스킬 트레이닝에서 선수들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반면, 모비스나 DB의 경우, 어느 정도 비중을 둔다. '모비스는 비 시즌 허벅지가 찢어진다'고 말하는 이유. 이 감독 역시 KGC 사령탑 시절 사이드 스텝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다.

DB에서도 여전하다. 즉, 감독 입장에서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수비 스텝을 위한 하체 강화는 꼭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상범 감독은 "실전에서 수비가 약하다고 쓰지 않을 수 없다. 그 선수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21일 삼성전에서 이지운이 맹활약했다. 3개의 3점슛을 꽂아넣으면서 14득점. DB의 초반 기세를 이끌었다.

DB의 위기가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이유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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