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모비스는 15승11패로 단독 5위를 유지했다. KCC는 3위(17승9패)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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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1대1을 주요 공격 루트로 삼겠다는 의미였다.
최근 모비스는 5연승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은 외국인 선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두 선수가 동시에 폭발한 경우가 많다. 면담을 하면서 '혹시 둘 관계가 좋지 않냐'고 묻자, 두 외국인 선수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했다. 모비스는 이종현 외에는 정통 센터를 1대1로 막을 카드가 없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KCC는 이런 약점에 집중했다. 하승진과 로드를 앞세웠다. 모비스도 대비책이 있었다. 로드와 하승진이 잡을 때 골밑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수비수 한 명이 견제했다. 기습적 트랩도 들어갔다.
팽팽한 접전. 2쿼터 KCC는 이정현을 앞세웠다. 에밋을 쓸 수도 있었지만, 후반전 승부처를 대비해 약간 아껴두는 모습이 있었다. 에밋의 간헐적 1대1 공격은 모비스의 적절한 견제로 효율적이지 않았다.
이정현의 매치업은 전준범이다. 대표팀에서 많이 성장한 선수. 하지만 모비스의 세부적 약점 중 하나는 포워드 라인의 수비다. 스크린을 피하는 대처 능력에서 반 박자 늦었다. 이정현이 여러차례 하승진과 로드 그리고 에밋에게 패스를 연결, 득점으로 이어졌다.
반면 모비스의 공격은 매끄럽지 않았다. 골밑 1대1 미스매치에 주력했지만, 이대성과 블레이클리가 골밑으로 연결하는 장면에서 잇단 패스미스가 나왔다.
그러나 모비스는 이종현이 적극적 골밑 돌파로 활로를 뚫었다. 이 과정에서 로드의 골밑 블록슛이 파울로 불리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전반은 43-40, KCC 3점 차 리드.
이종현은 전반에만 12득점, 이정현은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양팀은 모든 패를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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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드디어 에밋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깨끗한 3점포와 특유의 리듬을 타는 드리블 돌파에 이은 미드 레인지 훅슛.
순식간에 50-40, 10점 차로 리드가 벌어졌다.
하지만, 모비스는 외곽 공격으로 루트를 다양화시켰다. KCC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수비 에너지 레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로드와 에밋의 경우, 수비폭이 그리 넓지 않다. 하승진을 함께 기용하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2, 3쿼터 하승진과 함께 기용하는 빈도가 매우 적다. 체력적 부담이 많은 이정현도 마찬가지. 상대에게 외곽 오픈 찬스를 무더기로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을 그동안 송교창 송창용 등이 메웠다. 이날은 신명호와 송창용 등이 그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필연적으로 외곽 찬스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의 3점포가 꽂혔다. 테리가 순간적 미스매치를 이용해 효율적 공격에 성공했다.
1분35초를 남기고 의미있는 3점포가 터졌다. 지난 경기 무득점, 이날도 전반전 단 1득점도 하지 못했던 이대성. 먼 거리 3점포를 터뜨렸다. 이후 이정현의 슛을 블록하면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4쿼터에서도 이대성의 존재감은 드러났다. 이정현의 볼을 스틸, 블레이클리의 골밑슛으로 연결시켰다. 67-62, 5점 차 모비스 리드.
이대성은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연속 5득점. 하승진의 공격을 이종현이 제어한 뒤 블레이클리가 그대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75-66, 9점 차까지 모비스가 리드를 벌렸다.
그러자, KCC 벤치는 다시 에밋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밋의 골맡 돌파 후 송창용의 3점포.
이때, KCC는 에밋 대신 로드를 투입했다. 공격은 문제가 없었지만, 수비에 미스매치를 많이 허용하기 때문.
이때부터 양팀 공격은 이정현과 이대성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정현이 노련한 움직임으로 골밑 돌파와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이대성은 깨끗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터뜨렸다. 이종현과 2대2 공격으로 골밑슛을 도왔다.
85-78, 모비스가 리드한 상황에서, 이정현이 골밑 돌파에 이은 반칙으로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이대성이 파울했다.
85-81, 남은 시간은 1분7초. 이때 빠른 돌파로 이정현이 2점을 만회. 여기에 수비를 성공시킨 뒤 로드가 속공 레이업슛을 터뜨렸다. 6.5초를 남기고 85-85 동점.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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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다시 에밋을 기용했다. 하승진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집중력이 좋았다.
하지만 이후, 에밋은 두 개의 공격을 모두 놓쳤다. 반면 모비스는 테리의 미드 레인지 점퍼와 자유투로 다시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이후, 모비스는 속공 상황에서 또 다시 테리가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로드는 5반칙. 하승진과 로드를 함께 쓰면서 생긴 기동력의 부재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종현의 슛이 하승진의 블록에, 이정현의 골밑돌파가 이종현의 블록에 막혔다. 그리고 가진 KCC의 속공 상황에서 에밋의 골밑돌파가 함지훈의 블록에 다시 막혔다.
승부처에서 위력적이었던 에밋은 연장에만 5차례 공격에서 단 1차례만 성공했다. 이후, 함지훈은 골밑에서 특유의 스텝을 이용한 골밑슛을 터뜨렸다.
결정적이었다. 남은 시간은 31.2초. 93-89, 4점 차 모비스 리드.
이정현의 3점포가 빗나갔다. 모비스는 속공을 전개했다. 이종현의 패스 직전, 하승진이 파울했다. 모비스 벤치에서는 U파울을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종현은 2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KCC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승부처에서 에밋의 부진. 그리고 송교창의 공백이 컸다. 반면 모비스는 이대성의 합류로 인한 외곽의 1대1 수비가 강화됐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종현의 공격도 인상적이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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