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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W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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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사태였다. 코트 안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선수들끼리 주먹을 휘둘렀다.
지난 10일 벌어진 일이다. 물론 이날 하루만 쌓인 감정은 아니었다. 지난 달 27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는
70대57로 우리은행이 승리했다. 문제는 이날 김정은의 팔꿈치 사용에 대해 하나은행이 불만을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 연패중이었던 하나은행은 상대팀 선수들과 계속 몸싸움을 벌였고 선수들도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경기가 끝났다.
이후 10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이 맞붙었고 급기야 폭발한 것. 이날도 우리은행은 하나은행에 10점 가까이 앞서고 있었다. 4쿼터 중반 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와 하나은행 이사벨 해리슨이 코트에 엉켜 넘어졌다. 보통 때같으면 털고 일어나 백코트할 선수들이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대신 누워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양팀 선수들이 달려들어 두 선수를 말렸고 어천와와 해리슨은 분이 가시지 않은 듯 소리를 질러댔다. 심판진은 두 선수를 모두 퇴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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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37조(반칙금) 경기 중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위 시 다음과 같은 사유(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 등)로 퇴장 당한 자에게는 2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의 반칙금과 총재 직권에 의한 출장정지를 함께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거해 어천와는 반칙금 300만원과 1경기 출전 정지, 해리슨은 반칙금 200만원과 1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또 심판 3인에게 반칙금 10만원이 부과됐다.
어천와가 2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해리슨과의 몸싸움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은 어천와와 해리슨이 함께 블루스타팀에 소속됐고 2쿼터 중반에는 이들이 댄스 배틀을 벌이고 자즈몬 과트미가 말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중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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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천와는 "오늘 여기 와서 처음으로 해리슨과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서로 나쁜 감정은 없다고 했다. 코트 안에서의 일일 뿐이다"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쁜 것은 없었다. 경기의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같은 팀이돼 팬들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여자프로농구가 출범한지 올해로 20년이다. 그동안 주먹질까지 동반한 몸싸움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구는 몸싸움이 필연적이 스포츠다. 몸과 몸이 부딪히기 때문에 감정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규정 적용이 필요하다.
어천와의 말처럼 몸싸움도 경기의 일부다. 또 '노이즈 마케팅'처럼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들의 이름이 등장할 정도로 여자 프로농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선수나 팀 입장에서도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경기 운영에 대해 선수들은 물론 심판진까지 여러가지 면에서 고민해볼 점이 많은 사건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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