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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서는 동메달을 따서 좋게 끝내야 할 것 같다."
3쿼터 막판 한 자릿수로 좁힐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끝내 이란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농구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가 대만-중국전 패배팀과 최후의 메달 경쟁을 펼치게 됐다.
8강전 완승을 거둘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상대인 이란이 필리핀보다 훨씬 더 강하기도 했지만, '허 재호'의 준비도 필리핀전 때와 비교하면 치밀하지 못했다. 허 감독은 NBA 스타플레이어 조던 클락슨이 중심이 된 필리핀을 격파할 때는 존디펜스와 김선형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 옵션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 경기 후 허 감독은 "경기 내용에 대해 딱히 이야기 할 부분이 없다. 전체적으로 공격과 수비가 모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아쉬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잘 안된 부분에 관해 묻자 허 감독은 "오늘은 상대의 픽앤롤에 대한 수비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수비가 안돼) 쉬운 득점을 주게 됐다"면서 "또한 공격 쪽에서는 라건아가 하다디를 바깥으로 끌고 나오면 픽앤롤 등 패턴 공격을 쓰기로 했었다. 이게 결국은 잘 되지 않아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감독에게 대표팀 구성에 관해 다소 민감한 질문이 나왔다. 이번 대표팀에 허 감독이 아들인 허 웅과 허 훈을 뽑으며 다소 논란이 일었다. 이에 관해 취재진이 "대표 선발 과정에서 말들이 좀 있었는데, 향후 농구 월드컵에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줄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허 감독은 이 질문에 관해 "그 문제(대표 선발)는 몇몇 기자분들이 기사를 썼는데, 지금 여기에 와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저 (아시안게임) 마지막까지 잘해서 동메달을 따 좋은 모습으로 끝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 감독은 "손발을 계속 맞춰와서 자신감이 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너무 무기력하더라"며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섰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