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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2003년 8월 인천 SK 빅스를 인수해 창단한 이후 정규리그는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10~2011시즌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전주 KCC 이지스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유도한 감독이 정식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이었다.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외국인 듀오 머피 할로웨이와 기디 팟츠의 활약,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유도훈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과 조화를 이루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할로웨이는 다른 팀 센터와 비교해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득점(18.9점) 8위, 리바운드(13.5개) 4위, 블록슛(1.7개) 2위의 기록이 할로웨이의 위치를 말해준다.
가드인 팟츠는 전자랜드의 에이스나 다름없다. 이날 KCC전에서는 내외곽을 누비며 3점포 5개를 포함해 30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18.5점) 9위, 리바운드(5.8개) 15위, 스틸(1.6개) 8위, 3점슛(2.3개) 4위를 달리고 있다. 팟츠가 슈팅과 돌파를 담당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유 감독은 "팟츠의 경기력이 올라오는 중이다. 국내 선수들과 팟츠의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부분에 대해 팟츠는 "잘은 모르겠지만 굳이 꼽자면 감독, 코치, 통역, 선수들 모두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해주면서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병국, 차바위, 김상규, 정효근, 강상재 등 주축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있지만, 좀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게 유 감독의 바람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좀더 자신감있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맛있는 카레를 만들려면 요리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장에 가서 좋은 재료를 찾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생각하고 연습하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의 행보는 안정적이다. 3연패가 한 번 뿐이고, 3연승을 3번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모비스(2패)를 제외한 다른 들에게는 1승 이상씩을 기록했다. 성장세와 안정세를 이루는데 성공한 전자랜드가 지금의 위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