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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V1'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는 원동력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9-02-12 13:14


지난 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후반 대역전극을 일궈낸 후 마치 챔프전 우승을 한듯 기뻐하고 있는 KB스타즈 선수들. 사진제공=WKBL

"연승을 해도 선수들이 무덤덤해요."

이 멘트는 통합 6연패에 이어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 통합 7연패를 노리고 있는 우리은행 선수들이 지난 6년간 주로 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주인공이 달라졌다.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KB스타즈 선수들이 그 분위기를 이어받은 형국이다.

지난 11일 KEB하나를 16점차로 대파하고 13연승을 이어간 후 가진 인터뷰에서 KB스타즈 센터 박지수는 "연승을 해도 딱히 선수단 분위기가 더 좋은 것도 아니다. 그냥 무덤덤하다고 할까"라며 "9일 우리은행전에서 역전승을 하고 나서도 딱 그날만 좋았고, 다음날부터 다시 진지한 훈련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11연승을 이어갈 때도 늘 불안한 마음이 컸다. 기록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며 "그런데 올 시즌은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이겨나가다보니 연승이라는 기록이 이어가는 느낌이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명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12시즌간 번갈아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강팀만이 누리던 '승리의 일상화'라는 전유물이 KB스타즈에게 전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KB스타즈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은 여러 면에서 포착된다. 지난 시즌에는 박지수와 단타스 등 두 명의 트윈 타워가 중심이 되고 강아정 심성영의 외곽포 정도가 뒤를 받쳤다면, 올 시즌에는 염윤아 김민정이라는 2개의 카드가 더해졌다.

이적생 염윤아는 내외곽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데다 4쿼터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3점포를 계속 성공시키며 대표적으로 성공한 FA 영입이 되고 있다. 올 시즌부터 2쿼터에 국내 선수만 뛰게 되면서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인 경기당 평균 25분 출전하고 있는 김민정은 프로 데뷔 6시즌만에 비로소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1m82의 포워드로 과감한 드라이브인 공격을 자주 감행하는데다 외곽슛 능력도 가지고 있고, 골밑 위치 선정도 뛰어나 중요한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박지수라는 든든한 센터 덕분에 주로 상대팀 매치업이 국내 선수가 되는 쏜튼은 마음대로 코트를 휘저으며 경기당 21.41점으로 득점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이처럼 옵션이 다양해지다보니 KB스타즈는 지난 시즌보다 평균득점이 4점 이상 줄어든 69.1점으로 전체 4위임에도 불구, 평균 60.18실점으로 전체 2위의 짠물 수비를 보여주는 등 공수의 밸런스가 맞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9일 우리은행과의 혈전을 마친 후 이틀만에 치러진 11일 KEB하나전에서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 1~3쿼터에서 조금 느슨하다가 4쿼터 초반 승부처에서 점수를 확 벌리는 스스로의 강약 조절을 보여준 것처럼 강팀의 조건을 갖춰나가고 있다.


더불어 시즌 1위 달성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위한 필수요소다. 아직 포스트시즌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예년의 경우 2~3위가 맞서는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5전 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까지 모두 하루 건너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가뜩이나 선수층이 옅은 여자농구에서 체력을 아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 신한은행과 3차전까지 가는 피나는 플레이오프를 거쳤지만 정작 챔프전에선 이렇다 할 힘을 써보지 못하고 우리은행에 3전 전패를 당한 바 있다.

무엇보다 KB스타즈는 프로농구 출범 이후 단 한차례도 챔프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한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KB스타즈의 'V1'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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