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B스타즈-우리은행, 마지막에 과연 누가 웃을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9-02-20 14:03


지난 9일 청주체육관서 열린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리은행 빌링스(왼쪽)가 KB스타즈 박지수의 마크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지만?'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이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19일 현재 KB스타즈가 23승6패로, 우리은행(22승7패)에 1경기 앞선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아직 6경기가 더 남아있어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결정날 상황이다.

두 팀의 순위가 위아래로 바뀌었을 뿐,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의 경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KB스타즈가 시즌 중반부터 11연승으로 끝까지 따라온 탓에 지난해 3월 4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신한은행전 승리로 겨우 정규리그 6연패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KB스타즈가 따라오는 우리은행을 막는 형국이 됐다.

2007년부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통합 6연패를 번갈아 한 탓에 KB스타즈가 정규리그 1위를 거둔 것은 무려 13년 전인 2006여름시즌이다. 1위 수성에 대한 열망이 당연히 강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은행으로서도 한국 스포츠사에 전무후무한 통합 7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정규리그 1위는 전제 조건이다. 필사적인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여자농구에서 1위라는 어드밴티지는 상당하다. 지난 12시즌동안 정규리그 1위는 곧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똑같은 말이었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프전까지 대부분 하루 건너 경기가 펼쳐지다보니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여자농구에선 체력 싸움에서 자연스레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 올 시즌은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마친 후 이틀간의 휴식을 주고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이 열리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최소 2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하위팀으로선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23일 두 팀의 맞대결을 제외하고 남은 경기를 따져보면 KB스타즈가 조금 더 유리한 형국이다. KB스타즈는 이미 최하위가 확정된데다 주전 김아름까지 빠져 있어 내년 시즌을 위한 리빌딩에 들어간 신한은행과 2경기를 비롯해 KEB하나, OK저축은행, 삼성생명과 각각 1경기씩을 남기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KEB하나와 2경기, 그리고 OK저축은행, 삼성생명, 신한은행과 각각 1경기씩 남았는데 이 중 KEB하나는 창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인 4위를 차지하기 위해 OK저축은행과 끝까지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이기에 결코 손쉽게 승리를 챙기기는 힘들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삼성생명은 사실상 3위를 확정지은 후 플레이오프 체제로 들어가면서 주전들의 출전 시간 안배에 나설 것으로 보여 두 팀 모두에게는 비슷한 상황이다.

따라서 결국 23일 우리은행의 홈인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이 사실상 1위 결정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이날 창립 120주 기념 유니폼을 입고, 이를 축하하기 위한 일전에 나선다. 그만큼 더 간절한 심정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우리은행이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끝까지 승부를 걸어볼 수 있겠지만, 반대로 패한다면 이미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정규리그 7연패는 물 건너 가게 된다. KB스타즈로서도 이날 이기면 하루라도 빨리 1위를 결정짓고 챔프전 체제로 나설 수 있기에 여느 때보다 더 강한 승부욕을 보이고 있다.

두 팀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KB스타즈는 13연승 행진을 펼치다 지난 15일 삼성생명에 패하며 상승세가 꺾였지만, 이틀 후 열린 KEB하나전에서 막판 역전극을 이끌어내며 다시 회복한 모습이다. 우리은행도 1월 중후반 3연패로 위기에 빠졌지만 다시 3연승으로 회복했고, 지난 9일 9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KB스타즈에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후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을 연파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빌링스가 경기당 평균 19.5득점으로 엄청난 경기력과 함께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어 천군만마가 되고 있다.

물론 두 팀의 맞대결이 사실상의 1위 결정전이 되기 위해선 이전 경기에서 승리가 필수적이다. KB스타즈는 20일 신한은행, 그리고 우리은행은 21일 KEB하나와 각각 만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그 사람과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