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맨'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이 머리를 긁적였다. 옆에 앉아 있던 '선배' 양동근(현대모비스)과 '후배' 김선형(서울 SK)이 "올 시즌 정말 잘했다"고 거들자 끝내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지난 20일, 함지훈은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베스트5에 선정됐다. 기자단 109표 중 45표를 받아 포워드 부문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전경기에 출전, 평균 27분6초를 뛰며 94.점-4.4리바운드-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함지훈의 묵묵한 플레이를 등에 업은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활짝 웃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양동근 이대성 등 가드진은 물론이고 골밑을 지키던 이종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흔들리는 현대모비스의 중심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함지훈이었다. 그는 묵묵한 플레이로 늘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함지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감독상의 영광을 안은 유 감독은 "비시즌을 준비해보면 올해는 몇 위쯤 할 수 있을지 감이 온다. 올해는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니 '안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런 위기를 함지훈이 잘 버텨줬다고 생각한다. 눈에 확 띄는 선수는 아니지만,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함지훈은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너무 쑥스럽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대신 포스트시즌에도 코트 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열심히 하겠다"는 짧지만 듬직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