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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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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우승 도전이었다. 전자랜드는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지난 시즌까지 10개 팀 가운데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하며 일찌감치 봄 농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급히 투입한 투 할로웨이가 빈 자리를 잘 채웠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지 못한 탓에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엇박자가 났고, 수비에서는 실책이 나왔다.
2% 부족한 경험도 발목을 잡았다. 전자랜드는 잘 따라가다가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차전 95-95 동점 상황에서 결승골을 내줬다. 4차전에서는 통한의 바스켓 카운트를 허용하며 패했다. 무엇보다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잘 살리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5차전 2쿼터 한 때 점수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한 채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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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경험, 틀은 갖췄다
유 감독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두고 "경험 부족이라고 하면 편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창단 첫 우승 도전기. 간절했기에 더욱 쓰라렸다.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좀처럼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22년을 기다린 파이널 무대였기에 패배의 쓴맛은 더욱 깊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이번 도전을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쌓았다. 무엇보다 전자랜드의 주축 선수들이 어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험의 가치는 더욱 크다.
농구 전문가들은 "전자랜드는 수년에 걸쳐 막강한 포워드라인을 구축했다. 이대헌 정효근 강상재로 이어지는 포워드진은 가히 국내 최강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경험도 쌓은 만큼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군에서 돌아온 이대헌은 한 층 성장한 모습을 선보이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국가대표 포워드 정효근과 강상재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포진한 만큼 군 문제가 남아있지만,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은 것은 지금의 이 틀을 어떻게 가다듬고 성장 시키느냐다. 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그 고개를 넘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느꼈을 것이다. 언덕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공부를 더 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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