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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찐'이 된 최성원, SK 변형 매치업 존, KGC를 늪에 빠뜨렸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09-26 19:41


SK 최성원(오른쪽)과 변기훈.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SK가 예상을 깨고 KGC를 물리쳤다.

SK는 26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준결승에서 KGC를 96대90으로 눌렀다.

예상치 못한 SK의 승리. KGC는 강했지만, SK는 외곽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미친' 활약을 보였다. 여기에는 전술적, 경기력적 측면의 이유가 있었다.

▶1쿼터=환골탈태 변기훈

SK의 출발이 좋았다. 흐름을 잡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SK는 3-2 매치업 변형 존을 사용했다. SK는 김선형 김민수 최준용 안영준 김건우가 빠졌다. SK 한 관계자는 "연봉 15억원이 한꺼번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단, SK는 이번 대회에서 조직력이 상당하다. 그동안 좋은 호흡과 철저한 준비로 매우 끈적한 농구를 한다.


외곽의 최성원은 이제 리그 최상급 외곽 수비수가 됐다. 변기훈의 움직임도 좋았다. 외곽에 3명의 선수를 세우면서 지역방어. 볼 핸들러에게 기습적 더블팀.

강력한 활동력을 지닌 KGC는 당황했고, 공격이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두번째는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효율적 돌파. 그 중심에는 변기훈이 있었다. 3점슛 감각도 좋았다. 1쿼터만 무려 14점(3점슛 2개)을 몰아넣었다.

단, KGC는 상당히 강했다. 곧바로 대응했다. SK 3-2 지역방어를 깬 원동력은 트랜지션이었다. 이재도가 속도를 빨리 했다. 얼리 오펜스의 SK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박형철, 얼 클락 등의 3점포가 터졌다. 여기에 전성현을 투입, 스크린을 받은 뒤 곧바로 3점포가 올라가는 효율적 부분 전술을 썼다. 결국 29-27, SK의 2점 차 리드. 단, SK의 완벽한 페이스였지만, 2점 차 리드밖에 잡지 못했다. 그만큼 KGC의 활동력과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SK 배병준. 사진제공=KBL
▶2쿼터=SK의 늪(3-2 매치업 변형 존)에 빠진 KGC

SK는 계속 3-2 변형 매치업 존을 사용했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정면의 KGC 가드가 불을 잡으면 기습적 트랩. 당연히 좌우 윙부터 코너까지 공간이 나온다. 단, 공이 그 공간으로 이동됐을 때, 대기하던 빅맨(자밀 워니 김승원 최부경)이 커버를 들어간다. 여기에 좌우 코너로 볼이 지체되면 그대로 트랩를 들어가는 파생효과도 있었다.

즉, KGC의 강력한 돌파와 거기에 따른 골밑 혹은 코너 오펜스를 봉쇄하기 위한 변형 수비 전술이다.

지역방어는 당연히 약점이 나온다. 단, 상대의 가장 강력한 장점을 막고, 최대한 어려운 슛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유용하다. SK의 3-2 변형 매치업 존이 이런 역할을 했다.

2쿼터, KGC는 세트 오펜스에서 내내 고전했다.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던진 외곽포는 빗나갔다. 1쿼터처럼 빠른 트랜지션을 이용한 공격 외에는 답이 없었다.

하지만, SK는 공격도 착실했다. 일단 배병준이 터졌다. 신들린 듯이 들어갔다. 4개의 3점포를 터뜨렸다. 2쿼터 4분19초를 남기고 속공을 하던 워니가 일부러 배병준에게 패스, 3점슛으로 연결시켰다. 그만큼 배병준의 감이 좋았다.

여기에 워니와 미네라스를 중심으로 집요하게 스크린을 받고 골밑을 파고드는 장면이 많았다. 즉, 공격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KGC가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도 최소화했다. 결국 점수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53-38. 15점 차. 하지만 막판 KGC는 전성현의 3점포 2방으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53-44, 9점 차로 전반전 종료.

▶3쿼터=추격하는 KGC,재반격하는 SK

KGC는 매섭게 반격했다.

중요한 부분은 공격에 방점을 찍지 않고, 침착하게 수비에서 풀었다는 점이다. 이재도 변준형, 문성곤의 외곽, 오세근과 얼 클락이 나서자, SK의 세트 오펜스는 원활하지 않았다.

양팀 객관적 전력의 차이. SK는 여전히 3-2 지역방어를 풀지 않았지만, KGC는 속도전과 개인 능력으로 풀었다. 변준형이 스틸에 이은 속공, 오세근의 단독 돌파, 여기에 속공 상황에서 얼 클락의 패스를 받은 오세근의 마무리가 이어졌다.

59-56, 3점 차로 추격. SK는 작전타임. 이때, SK는 워니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워니의 전매특허인 플로터성 훅슛이 림을 갈랐다. KGC의 추격흐름을 끊는 득점.

KGC는 게속 속도를 높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얼 클락이 1대1 공격을 시도했다. 미드 점퍼였다. 효율적이지 않았다. 흐름이 끊어졌다. 워니의 자유투 2득점과 2쿼터 뜨거운 감각을 보였던 배병준의 중앙 3점포가 터졌다. 73-64, 9점 차 SK의 리드.


KGC 문성곤의 블록슛 장면. 사진제공=KBL
▶4쿼터=최성원은 '진짜'다

경기 수준이 높았다. KGC는 진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문성곤. 미친 활동력을 보였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얼 클락의 덩크슛을 연결했다.

이어 미네라스의 불안정한 골밑 돌파를 블록슛. 곧바로 얼 클락은 자신의 주특기인 날카로운 왼쪽 돌파를 미네소타 앞에서 성공시켰다. 파울까지 얻으면 3점 플레이가 됐다. 미네라스까지 돌파할 정도라면 웬만한 빅맨들은 모두 스피드로 제압할 수 있다는 의미. 그만큼 왼쪽 돌파가 날카로웠다.

단, SK 백업 가드진의 힘은 대단했다. 최성원의 활동력은 이재도 못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스로 최부경의 골밑슛을 연결. 이후 양우섭마저 3점포를 터뜨렸다. 양우섭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미아'였다가 우여곡절 끝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KGC는 만만치 않았다. 김철욱의 3점포, 그리고 변준형의 골밑 돌파가 잇따라 성공.

이때 최성원이 결정적 3점포를 가동. 지난 시즌 김선형의 백업으로 수비가 좋은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던 최성원은 리그컵에서 확실히 스텝 업이 된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가 다가왔다. KGC는 김철욱과 문성곤의 3점포, SK는 워니를 중심으로 공격의 효율을 높였다.

경기종료 1분36초가 남은 상황에서 92-86, 6점 차 SK의 리드.

양팀 수비의 압박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KGC는 빠른 공격으로 3점슛을 노렸다. 하지만 문성곤의 불발. 최부경이 리바운드를 잡을 때 파울. 팀파울로 자유투 2개가 주어졌다.

남은 시간은 51.9초. 최부경의 자유투 2득점으로 94-86, 8점 차.

하지만, KGC는 포기하지 않았다. 전성현이 빠른 타이밍에 3점슛이 올라갔고, 파울을 얻어냈다.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 다시 5점 차.

KGC는 압박. 하지만, 최성원의 패스가 변기훈에 연결, 김형빈의 골밑슛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승부는 끝났다.

SK는 5명의 주력 선수들이 빠지고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최성원 변기훈 양우섭 배병준 등의 활동력이 매우 좋았다. 특히 최성원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다. KGC는 4강에서 탈락했지만, 객관적 전력만큼은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였다. 문성곤 변준형 이재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오세근도 괜찮았다. 또, 얼 클락과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도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군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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