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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렇게 할 거였으면 버튼이 무조건 왔어야 했는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뼈아팠던 건 외국인 선수 문제다. 치나누 오누아쿠가 시즌을 앞두고 무단으로 팀에 합류하지 않아 타이릭 존슨을 선발했는데, 존슨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게 치명타였다. 저스틴 녹스는 무난한 플레이를 하지만, 애초 1순위로 뽑은 선수가 아니었다.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그 사이 DB는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여러 경기 놓쳤다. 더 안타까운 건 소중한 2주의 휴식기를 날렸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은 A매치가 예정됐던 11월20일부터 12월1일까지 브레이크가 있었다. 이 때 각 팀들이 부상 선수를 회복시키고, 외국인 교체 작업을 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이 새로 입국하면 2주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해 그 어느 때보다 하루하루 시간이 소중했다.
사실 DB 내부에서도 브레이크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교체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부상 선수가 많아 팀이 더 무너지기 전, 새 외국인 선수가 빨리 합류해 적응할 시간을 갖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부산 KT가 그렇게 일을 진행했다. 브레이크를 앞두고 브랜든 브라운을 데려오고, 클리프 알렉산더가 휴식기 동안 KBL 데뷔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버튼이 1순위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영상만 보고 뽑은 존슨 카드가 실패하자, 또 모험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이 감독은 "안그래도 나는 외국인 선수를 직접 보고 판단이 서야 뽑는 스타일"이라며 넌지시 버튼을 기다리고 있음을 여러차례 시사했다.
하지만 버튼 영입이 불발되며 모든 게 꼬여버렸다. 버튼이 못올 시에 대비해 플랜B, 플랜C를 준비했기에 다음 작업이 이뤄질 수는 있지만 새 선수의 경우 이 감독처럼 성공 보장 가능성이 확실치 않고 또 자가 격리에 이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지난달 휴식기 즈음 누구라도 새 선수가 왔다면 지금처럼 힘든 상황을 맞이했을까.
어찌됐든 DB의 외국인 선수 문제는 우여곡절 끝 정리가 됐다. 이제 DB가 바랄 수 있는 건 새 선수가 하루 빨리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 사이 지금의 멤버들이 어떻게든 버텨줘야 하는데, 경기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생존의 골든타임이 점점 바닥까지 소모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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