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때문에 소비한 1달, DB는 골든타임을 놓친 걸까

기사입력 2020-12-15 14:16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렇게 할 거였으면 버튼이 무조건 왔어야 했는데….

모든 일에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선택 하나에 흥망성쇠가 갈리기도 한다. 원주 DB는 이번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DB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최하위다. 5승15패. 이번 시즌 유례 없는 혼전으로 1위부터 9위까지의 승차가 3.5경기 뿐이지만, 점점 DB만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9위 창원 LG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뼈아팠던 건 외국인 선수 문제다. 치나누 오누아쿠가 시즌을 앞두고 무단으로 팀에 합류하지 않아 타이릭 존슨을 선발했는데, 존슨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게 치명타였다. 저스틴 녹스는 무난한 플레이를 하지만, 애초 1순위로 뽑은 선수가 아니었다.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때문에 DB는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바꾸되, 실패 가능성이 적은 카드를 원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얘기가 나온 게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합작하고 미국프로농구(NBA)로 진출한 버튼이었다.

문제는 버튼의 입지와 시기였다. 버튼이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방출돼 KBL 복귀를 타진했는데, 결국 DB의 애간장만 태우다 결국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 버튼 복귀 얘기가 처음 나온게 11월 초중순이다. 무려 1달을 끌다 DB는 다른 선수와 계약을 하게 됐다. 이 감독은 다음주 새 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한다고 했다.

그 사이 DB는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여러 경기 놓쳤다. 더 안타까운 건 소중한 2주의 휴식기를 날렸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은 A매치가 예정됐던 11월20일부터 12월1일까지 브레이크가 있었다. 이 때 각 팀들이 부상 선수를 회복시키고, 외국인 교체 작업을 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이 새로 입국하면 2주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해 그 어느 때보다 하루하루 시간이 소중했다.

사실 DB 내부에서도 브레이크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교체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부상 선수가 많아 팀이 더 무너지기 전, 새 외국인 선수가 빨리 합류해 적응할 시간을 갖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부산 KT가 그렇게 일을 진행했다. 브레이크를 앞두고 브랜든 브라운을 데려오고, 클리프 알렉산더가 휴식기 동안 KBL 데뷔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버튼이 1순위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영상만 보고 뽑은 존슨 카드가 실패하자, 또 모험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이 감독은 "안그래도 나는 외국인 선수를 직접 보고 판단이 서야 뽑는 스타일"이라며 넌지시 버튼을 기다리고 있음을 여러차례 시사했다.

하지만 버튼 영입이 불발되며 모든 게 꼬여버렸다. 버튼이 못올 시에 대비해 플랜B, 플랜C를 준비했기에 다음 작업이 이뤄질 수는 있지만 새 선수의 경우 이 감독처럼 성공 보장 가능성이 확실치 않고 또 자가 격리에 이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지난달 휴식기 즈음 누구라도 새 선수가 왔다면 지금처럼 힘든 상황을 맞이했을까.

어찌됐든 DB의 외국인 선수 문제는 우여곡절 끝 정리가 됐다. 이제 DB가 바랄 수 있는 건 새 선수가 하루 빨리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 사이 지금의 멤버들이 어떻게든 버텨줘야 하는데, 경기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생존의 골든타임이 점점 바닥까지 소모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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