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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산 KT가 '통신 더비' 연승을 달리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통신 라이벌전은 KT의 위기감, SK의 자신감 대결으로 압축됐고 위기에 몰린 절박함이 승리한 경기였다.
쫓기는 자 vs 쫓는 자
최근 상승세를 탄 8위 SK는 6강을 넘보는 상황을 맞았다. 81일 만에 연승을 타면서 자신감도 높아졌고, 1개월간 부상 이탈했던 에이스 김선형도 이날 복귀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상대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1쿼터부터 강하게 몰아붙이겠다. 용병 매치업에서 유리한 만큼 국내 선수 로테이션으로 상대의 체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SK가 달아날 만하면 툭툭 터지는 KT의 외곽포가 위협적이었다. SK는 1쿼터 종료 5분37초 전 김선형을 예상보다 빨리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김선형은 뛰는데 큰 불편은 없어 보였으나 경기감각에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KT 특유의 외곽포는 2쿼터에 제대로 불을 뿜었다. 용병 대결 열세를 3점슛으로 만회했다. 양홍석 허 훈 박준영 김영환 오용준이 번갈아 터뜨린 3점슛은 2쿼터에만 무려 6개. 전반에 49-33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원동력이 됐다. KT는 3쿼터 들어서도 외곽 효과를 톡톡히 봤다. SK가 3쿼터 초반 불같이 추격하며 46-55까지 따라붙었다. 그러자 KT는 김영환 김민욱의 3점포로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에 69-49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한 KT는 4쿼터에도 양홍석 허 훈의 내외곽 슛을 앞세워 상대의 추격에서 여유있게 달아났다.
KT의 포상금 봉투 효과?
KT는 이날 경기 시작 전 조용한 격려식을 가졌다. 김영환 허 훈 양홍석 박준영 등 KBL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들이 포상 대상. KT스포츠의 남상봉 사장이 올스타 선발 격려차 준비한 상품권을 최현준 단장이 대신 전달하며 축하했다. 상을 줄 때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더니, 공교롭게도 '경기 시작 전 봉투'는 코트에서 효과를 보였다. 이들 올스타 4총사는 고비 때마다 외곽포를 가동하며 상대의 기운을 빼놓았다. KT가 이날 42%의 성공률로 3점슛 13개를 퍼부을 때 김영환(3개) 허 훈(2개) 양홍석(3개) 박준영(2개)은 총 10개를 분담했고, 이들이 합작한 득점도 54점에 달했다. 이 정도면 '봉투' 효과 만점이었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격려할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어서 오늘 집행한 것 뿐인데 이렇게 보답할 줄은 몰랐다"며 기뻐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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