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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살린 KT의 3점포 화력 '올스타 봉투 효과?'

최종수정 2021-02-08 06:00

사진제공=KBL

[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산 KT가 '통신 더비' 연승을 달리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T는 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와의 홈경기서 화끈한 '양궁농구' 본색을 살리며 89대65로 크게 승리했다.

지난 3, 4라운드 맞대결 승리에 이어 SK전 3연승을 챙긴 KT는 2연패에서 탈출, 6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반면 81일 만에 연승을 거뒀던 SK는 올시즌 팀 최다 연승(3연승) 도전에 실패, 7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통신 라이벌전은 KT의 위기감, SK의 자신감 대결으로 압축됐고 위기에 몰린 절박함이 승리한 경기였다.

쫓기는 자 vs 쫓는 자

2연패 중이던 KT는 이틀 전 안양 KGC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석패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다운됐다. 서동철 KT 감독은 "KGC전 이후 선수들 분위기가 좀 가라앉은 것 같아서 이를 추스르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여기에 KT는 6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7∼9위팀들이 최근 무섭게 추격하는 바람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최근 상승세를 탄 8위 SK는 6강을 넘보는 상황을 맞았다. 81일 만에 연승을 타면서 자신감도 높아졌고, 1개월간 부상 이탈했던 에이스 김선형도 이날 복귀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상대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1쿼터부터 강하게 몰아붙이겠다. 용병 매치업에서 유리한 만큼 국내 선수 로테이션으로 상대의 체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SK가 달아날 만하면 툭툭 터지는 KT의 외곽포가 위협적이었다. SK는 1쿼터 종료 5분37초 전 김선형을 예상보다 빨리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김선형은 뛰는데 큰 불편은 없어 보였으나 경기감각에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KT 특유의 외곽포는 2쿼터에 제대로 불을 뿜었다. 용병 대결 열세를 3점슛으로 만회했다. 양홍석 허 훈 박준영 김영환 오용준이 번갈아 터뜨린 3점슛은 2쿼터에만 무려 6개. 전반에 49-33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원동력이 됐다. KT는 3쿼터 들어서도 외곽 효과를 톡톡히 봤다. SK가 3쿼터 초반 불같이 추격하며 46-55까지 따라붙었다. 그러자 KT는 김영환 김민욱의 3점포로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에 69-49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한 KT는 4쿼터에도 양홍석 허 훈의 내외곽 슛을 앞세워 상대의 추격에서 여유있게 달아났다.


KT의 포상금 봉투 효과?

KT는 이날 경기 시작 전 조용한 격려식을 가졌다. 김영환 허 훈 양홍석 박준영 등 KBL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들이 포상 대상. KT스포츠의 남상봉 사장이 올스타 선발 격려차 준비한 상품권을 최현준 단장이 대신 전달하며 축하했다. 상을 줄 때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더니, 공교롭게도 '경기 시작 전 봉투'는 코트에서 효과를 보였다. 이들 올스타 4총사는 고비 때마다 외곽포를 가동하며 상대의 기운을 빼놓았다. KT가 이날 42%의 성공률로 3점슛 13개를 퍼부을 때 김영환(3개) 허 훈(2개) 양홍석(3개) 박준영(2개)은 총 10개를 분담했고, 이들이 합작한 득점도 54점에 달했다. 이 정도면 '봉투' 효과 만점이었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격려할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어서 오늘 집행한 것 뿐인데 이렇게 보답할 줄은 몰랐다"며 기뻐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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