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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더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백지은. 그의 이름 앞에는 '스토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프로 무대에 두 차례 도전했다. 2006년과 2014년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지원했을 때는 정식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른바 '수련선수'로 금호생명에 합류했다. 2007~2008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금호생명에서 뛴 기록이 남아있다. 금호생명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그 뒤 방출됐다.
"금호생명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어요. 그때 다시는 농구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딱 한 달 농구를 안했어요. 친구들도 만나면서 재미있게 놀았죠. 그런데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 농구에 대한 갈증, 프로에서 꼭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사실 언니도 농구를 했는데 프로 1년 만에 그만 뒀거든요. 부모님께서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죄송했어요. 열살 때부터 농구를 했는데 이렇게 끝내는 게 맞나 싶기도 했고요. 대학에서 농구를 한 뒤 드래프트를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다시 팀에 들어와서 농구만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경기를 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밀리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요. 저는 농구 스타일 자체가 화려하지 않아요. 그래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했어요."
기회는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열렸다. "프로에 와서 처음 베스트 멤버로 뛰었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14~2015시즌 개막전에서 4분을 뛰었거든요. 그 다음 경기에서 베스트로 나섰어요. 사실 그때는 감독님의 호명이 선발로 나가라는 말인지도 모를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 경기가 제 농구 인생에 발판이 된 것 같아요."
힘들었고, 누구보다 간절했던 선수 생활. 이제는 그 모든 것이 과거가 됐다.
"시즌 뒤 이훈재 감독님과 미팅을 했어요. 감독님께서 '플레잉코치도 좋지만 네가 스태프 쪽으로 와서 도와주는 건 어떠니'라고 제의하셨어요. 처음에는 갈등을 많이 했어요. 후회 없이 결정을 했어요. 회사, 감독, 코치님께서 저를 좋게 생각해서 제의해주신 것이니까요. 사실 새 도전에 불안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를 잘 아는 주변 분들께서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냈어요."
백 코치는 "감독님과 코치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는 발걸음부터 떼는 거잖아요. 제 농구 인생이요?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아야 하는 것은 맞아요. 그래도 농구를 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그거면 되지 않을까요. 인생은 평탄하면 재미없잖아요. 누구나 평탄을 원하지만, 계획대로 되는 건 없으니까요. 저는 묵묵히 지켜왔지, 지금껏 빛나본 적은 없어요. 앞으로는 더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기를 바라요. 앞으로도 힘든 기억보다 즐거웠던 기억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거면 되지 않을까요?"라며 미래를 밝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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