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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6강 굳히기 가자.'
캐롯의 3연승을 저지한 대신 3연승을 달린 KCC는 23승26패를 기록, 7위 수원 KT(20승28패)와의 승차를 2.5게임으로 벌렸다.
경기 전부터 승부를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캐롯이 '차'와 '포'를 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핵심 용병 디드릭 로슨과 주전 가드 이정현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여기에 김승기 캐롯 감독은 다소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상태여서인지 "이제 편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 많은 시간 출전했던 선수들에겐 휴식이 필요하다. 대신 조한진 김진유 등 백업 자원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PO 대비를 언급했다.
김 감독의 여유, 전 감독의 경계심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캐롯은 한동안 KCC를 괴롭혔다. 1쿼터 초반 0-8로 끌려갔지만 특유의 3점포를 앞세워 빠르게 추격했다. 캐롯은 1쿼터 종료 2분여 전 알렛지의 체력 조절을 위해 최현민을 교체 투입하는 등 국내 멤버로만 코트에 세웠다. 그런데도 캐롯은 밀리지 않고 2점 차 박빙 열세로 1쿼터를 마쳤다. 캐롯은 2쿼터 들어서도 식스맨을 번갈아 투입하며 한때 1점 차 역전을 만들기도 했다. 오랜 만에 출전 기회를 얻은 식스맨들의 강압 수비가 우세였다. 김 감독의 의중이 통했던 셈.
여기에 전 감독이 경계했던 외곽포가 3쿼터 초반 KCC를 제대로 흔들었다. 9점 차 뒤진 채 3쿼터를 맞았지만 전성현, 알렛지, 한호빈이 릴레이 3점슛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추격했다. 이후 쿼터 후반에는 식스맨의 투혼이 다시 빛났다. 최현민의 외곽슛과 박진철의 골밑 공략이 먹혀들었고, 한 발 더 뛰는 수비로 KCC를 흔들었다. 결국 3쿼터는 55-55, 승부 원점.
KCC로서는 충격에 빠질 만했다. 반전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 때 이근휘가 떴다. 캐롯의 강점인 외곽포에 당했던 것을 되갚아 주려는 듯, 이근휘는 4쿼터 시작부터 3분여 동안 3점슛 3개를 잇달아 터뜨리며 빼앗겼던 승기를 찾아나갔다. 여기에 3쿼터에 푹 쉬었던 라건아가 다시 시동을 걸면서 종료 5분17초 전 스코어는 어느새 11점 차(68-57)로 벌어졌다.
이어 종료 4분2초 전에 림을 통과한 이근휘의 이날 5번째 3점슛은 일찌감치 터진 승리의 신호탄이었다.
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