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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미친 선수'가 나오면 막을 수 없다.
SK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PO 2차전에서 연장 끝에 98대92로 역전승했다. 4쿼터에서 무려 15점 열세를 뒤집은 기적같은 승리였다. 그 중심에 슈터 허일영이 있었다.
지난 3일 1차전을 내준 KCC는 이날 단단한 각오를 하고 나왔다. 전창진 KCC 감독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자고 선수들과 다짐했다"며 배수의 진으로 2차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KCC 선수들은 그 각오를 코트에서 투혼으로 보여줬다. 가드 김지완과 허 웅이 앞선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이승현과 라건아가 골밑에서 분투했다. 정창영은 3쿼터에 김선형을 마크하면서 라건아와의 투맨 게임으로 스코어를 벌리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3쿼터 들어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앞선에서 압박 수비로 SK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김지완의 외곽 슛과 라건아의 인사이드 공격으로 순식간에 점수 차이를 벌렸다. SK는 3쿼터 2분10초부터 6분59초까지 거의 5분 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그 사이 KCC는 정창영과 라건아의 콤비플레이를 앞세워 무섭게 치고 나갔다. KCC는 결국 3쿼터를 75-60으로 15점 앞선 채 마쳤다.
승부가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점수차였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부터 6강 PO 1차전까지 무려 10연승을 거둔 SK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허일영이 앞장서 대반전을 이끌었다. 쿼터 시작 직후 2점슛으로 폼을 예열한 허일영은 4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3점을 쏟아부었다. 점수 차이는 빠르게 좁혀졌고, 결국 2분 전 김선형의 2점슛으로 83-83이 됐다. 계속해서 허일영이 1분 29초를 남기고 3점을 꽂아넣어 드디어 SK가 86-83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KCC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았다. 김지완이 자유투 2개와 3점슛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88-88에서 시작된 연장쿼터. 허 웅과 워니가 2점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90-90으로 맞선 연장 3분38초에 라건아가 5반칙으로 물러났다. KCC의 큰 위기상황. 디온 탐슨이 빈자리를 메워줬지만, 수비에 틈이 생겼다. 그걸 김선형이 놓치지 않았다. 1분 29초를 남기고 3점을 꽂아넣어 96-92을 만들었다. KCC는 작전 타임 후 이어진 공격에서 턴오버까지 범했다. 허일영의 스틸이 워니의 2점슛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승부가 끝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허일영이 '열일'했다.
잠실학생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