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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DB를 어떻게 이기나." 전희철 서울 SK 감독(50)은 오는 24일 홈에서 만날 최강 선두 원주 DB의 강력함에 미리 혀를 내둘렀다. 전 감독은 "흔히 선수가 '180클럽'에 가입하면 정말 특출나다고 하는데, DB는 '팀 180클럽'이다"고 말했다. '180클럽'은 농구에서 슈터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록으로, 필드골 성공률 50% 이상+3점슛 성공률 40% 이상+자유투 성공률 90%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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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전 감독이 DB전을 앞두고 꼬리를 내린 것일까. DB 입장에서는 '적장'의 기가 죽어 50점 먼저 먹고 들어가면 이보다 좋을 게 없다. 하지만 2021~2022시즌 구단 창단 첫 통합우승에 KBL판 트레블(KBL컵+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고, 2022~2023시즌 챔프전 준우승을 지휘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전 감독이 그럴 리 만무하다.
전 감독이 DB를 칭찬하는 척 '앓는 소리'를 일일이 열거한 것은, 곧 DB의 강점을 그만큼 분석하고 있다는 의미다. '적'을 파악했으니 1라운드 대패처럼 또 당하지 않을 필승 방안을 찾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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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선수들의 투쟁심을 자극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기만 수석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청개구리 근성이 좀 있다. 20일 서울 삼성전을 앞두고도 하위팀이라고 방심하지 말라고 당부하니까 '잘 알겠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더니, 1쿼터에 졸전을 했다가 뒤늦게 정신차렸다"라며 웃었다.
항상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반해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갔다가 정신줄을 찾는 SK 선수단의 특성. 감독이 '복수전'을 앞두고 짐짓 약한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이 거꾸로 분기탱천할 공산이 큰 셈이다.
전 감독은 "김선형은 경기 체력을, 오세근은 슛감을 회복하고 있다. 앞으로 해 볼만하다"고 했고, 앞서 DB전에서 2득점-3리바운드에 그쳤던 오세근은 "지난 DB전 같은 플레이는 하지 않겠다"고 정신줄을 미리 잡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