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고양 소노 김승기 감독(51)은 "무조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DB 권순철 단장(54) 역시 "적절한 행동은 아니었다. KBL 재정위원회의 결정을 달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선을 넘었고, 권 단장의 행동도 적절치 않았다. 양 측은 곧바로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다. KBL은 22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재정위원회 소집 여부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단, 재정위원회가 열릴 확률은 매우 높고, 김 감독과 권 단장의 징계도 논의될 예정이다.
단, 시즌을 치르다 보면,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나온다. NBA의 경우에도 골든스테이트 클레이 톰슨과 미네소타 잭 맥다니엘스가 멱살을 서로 잡았고, 이 과정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은 루디 고베어에게 강력한 헤드락을 걸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원인을 즉각 바로 잡고, 수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원인 하나가 쏙 빠져있다. 올 시즌 유독 문제가 되고 있는 판정문제다.
실제 그럴까.
전반만 살펴봐도 무수한 오류가 있다. 1쿼터 4분30초, 오누아쿠 골밑슛, 로슨의 파울이다. 4분34초, 김진유의 일리걸 스크린이 나온다. 5분28초, 최승욱의 파울은 실제 킥볼이다. 1쿼터 6분28초, 이정현에게 파울이 불린다. 사실 김현호의 트레블링이다. 6분20초, 한호빈의 두 팔을 쓰면서 김현호의 드리블 진행을 방해한다. 파울인데, 안 불린다. 6분32초, 김민욱이 팔로 김종규의 캐치를 방해한다. 안 불린다.
8분41초, 최현민의 일리걸 스크린이 나온다. 2쿼터 1분41초, 김종규의 블록이 파울로 둔갑한다. 2쿼터 4분25초를 남기고 김민욱에게 파울이 불린다. 김종규를 두 팔로 감쌌다는 내용. 이전까지는 불리지 않았던 파울이다.
단순 오심은 충분히 이해한다. 단,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경기 판정은 그동안 쌓인 문제가 터진 경기"라고 했다.
핵심은 2가지다. 판정 기준이 너무 불명확하다. 시즌 전 심판 설명회에서 "두 팔을 사용한 포스트업 수비는 엄중하게 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거의 불리지 않는다. "팔을 먼저 끼는 동작도 엄정하게 불 것"이라고 했다. 역시 지켜지지 않는다. 게다가 올 시즌 경기내내 두 팔을 사용해 비정상적 수비를 하는 장면이 너무 많다. 메인 볼 핸들러, 에이스들에게 집중된다. 그 자체가 파울이 아니라는 심판진의 설명이다. "두 팔을 끼는 것은 파울이 아니다. 단, 공격수가 방해받을 때 파울로 인정된다"고 했다. 즉, 수비수가 두 팔로 감싸는 건 괜찮고, 공격수가 움직였을 때 방해되는 파울이라는 의미. 말이 안된다. 공격수가 움직였을 때, 얼마의 각도까지 수비수의 팔이 움직여야 파울일까?
이 부분에 대해 심판진은 "이 기준은 특정할 수 없다. 시즌 전, 두 팔 수비가 파울이라고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맞는 말인데, 이 부분은 KBL 경기본부 책임자와 심판진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즉, 올 시즌 판정 기준이 없다. 심판의 주관적 재량이 곳곳에서 발현된다. 부작용이 난무한다. 이 경기가 절정이었다. 그런데, 오심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결국, 그동안 불분명했던 판정기준이 소노와 DB전에서 터졌다. 양 측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노의 압박 수비에 고전한 DB는 더욱 큰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결국 사건이 터졌다. 핵심 원인 중 하나인 '판정'은 은근슬쩍 뒤로 빠졌다. 올바른 해결방식이 아니다. '제2의 고양 사태'가 발발할 폭탄은 그대로 있는 셈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