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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는 LG의 3연승으로 끝났다. 시리즈는 3경기 만에 일찍 끝났지만 매경기 역전 승부, 격렬한 볼다툼, 일촉즉발 신경전 등 코트 안 열기는 강렬했다. 코트 밖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빨강(현대모비스)-노랑(LG)의 관중 응원 경쟁은 기본이고,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가 탄생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사무국은 홈에서 열린 4강 3차전(28일)을 앞두고 이른바 '알빼기' 교란 작전을 겪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중요한 홈 경기인 까닭에 결전 전날인 27일 입장권 예매 현황을 점검하던 중 기이한 점을 발견했다. 현대모비스 쪽 응원 구역에 예매됐던 표가 100여장 무더기로 취소된 것이었다. 간혹 몇 장씩 취소된 경우는 있어도 이처럼 대량으로 빠져나간 적은 없었고, 단체 입장객이라면 구단 측이 모를 리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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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현대모비스의 홈 경기인데, '우리편(현대모비스)' 관중석이 무더기로 빠져나간다? 여러모로 의심이 들기에 충분했다. 진상 확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의 티켓을 대량 취소한 구매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전에 본 적이 없는 수법이 동원됐다. 십여장씩 여러 번에 걸쳐 100장 가량의 티켓을 예매한 구매자는 동일 인물이었고 경기가 임박할 때 취소하는 방법을 썼다. 현대모비스 구단 관계자는 "해당 구매자는 과거 구매 이력 등으로 볼 때 LG의 팬인 것으로 보인다. 무더기 티켓 취소로 현대모비스 응원석에 큰 구멍이 난 것처럼 썰렁하게 보이게 해서 응원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같은 수법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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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LG 감독은 '웃픈' 징크스를 고백했다. 요즘 다른 감독-선수들은 있던 징크스도 없애려고 안달인데, 조 감독은 효과에 매료된 나머지 스스로 뛰어들었다. 28일 3차전에서 조 감독이 입었던 그레이 슈트, 흰색 와이셔츠, 연분홍 넥타이는 물론 속옷까지, 1차전부터 같은 것이었다. 생각지 못한 '드레스 코드'를 만든 건 우연이었다. 2023~2024시즌이던 작년 3월 24일 현대모비스와의 6라운드에서 86대85로 역전승하며 정규 2위를 확정했을 때 입었던 옷을 입고 현대모비스전을 치렀는데 자꾸 이기더라는 것. 그래서 이번 4강전에서는 아예 고정으로 속옷까지 똑같은 걸 입게 됐다고 한다. 조 감독은 "경기가 하루 걸러 있어서 항상 세탁소에 맡겼다. 뒤집어 입거나, 또 입지는 않았으니 오해는 마시라"라며 웃었다. "이제 챔프전에 올랐으니 '그레이톤'은 치우겠다" 는 조 감독은 "챔프전에서는 다른 옷을 입겠다. 어떤 콘셉트일지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