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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현중(24)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단지 아쉬움의 눈물이 아닌 '시작의 눈물'이다.
한국은 이정현의 부상으로 이현중과 유기상이 집중 마크를 당했다. 특히 이현중에 대해서 중국은 철저한 스위치 디펜스와 압박으로 집중 견제했다.
하지만, 중국의 벽은 두터웠다.
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지는 게 제일 싫다. 화도 많이 나고 슬펐다. (이)정현이 형이 이탈했지만, 끝까지 싸워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중국 빅맨들의 높이가 높았지만 (하)윤기 형, (김)종규 형, (이)승현이 형이 너무 잘 싸워줬고, (여)준석이도 부상에서 돌아와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 골밑에서 최선을 다했다.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많이 왔었는데 결국엔 내가 중요할 때 많이 못 해준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고 했다.
이현중의 리더십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대회 시작 전 이미 "보이스 리더로서 대표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말은 그대로 행동이 됐다.
이현중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수차례 허슬 플레이를 보였다. 팀동료들을 독려했고, 그의 행동은 대표팀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됐고, 강한 몸싸움과 활동력, 그리고 끈적한 경기력의 바탕이 됐다.
이현중을 중심으로 선수들을 똘똘 뭉쳤다. 그 결과 죽음의 A조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물리치고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목표했던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표팀을 비판할 수 없다. 이정현의 부상, 귀화선수가 없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 중심에는 이현중이 있었다.
그동안 대표팀의 체질을 완전히 바꿈과 동시에 성공적 세대교체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원팀이 뭔지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선수들도) 각자 소속팀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12명의 선수와 의기투합해 다음 국제대회에선 좌절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현중은 코트 안팎에서 완벽한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코트 안에서는 주득점원과 핵심 수비수 역할을 동시에 했고, 팀 승리에 오롯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는 항상 자신의 경기력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허슬에 집중하는 선수들을 격려하는 말을 했다.
그리고 미래를 다짐했다. 이번 대회 세대교체의 주역인 이정현 여준석 유기상 하윤기 양준석 이우석 등과 함께 대표팀 향후 경쟁력에 대해 밝혔다. "각자 소속팀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말은 자신도 새로운 둥지인 나가사키 벨카에서 기량을 갈고 닦을 것이니, 팀동료들도 소속팀에서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 대회가 이현중에게는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그의 시선은 이제 올해 11월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그리고 내년 9월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향해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