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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일본 B리그와 지방 소멸 시대]④ 무려 1조 투자. 나가사키 벨카 모기업, 나가사키시와 인구소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다

기사입력 2025-09-24 08:00


[스페셜리포트-일본 B리그와 지방 소멸 시대]④ 무려 1조 투자. 나가사…
클럽 생존을 위해 지역상생을 제 1의 모토로 삼은 B리그. 사진출처=B리그 공식 홈페이지

[스페셜리포트-일본 B리그와 지방 소멸 시대]④ 무려 1조 투자. 나가사…
나가사키 스타디움 프로젝트. 맨 왼쪽 중단이 나가사키 벨카 홈 구장인 해피네스 아레나. 사진출처=나가사키 벨카 공식 홈페이지

[스페셜리포트-일본 B리그와 지방 소멸 시대]④ 무려 1조 투자. 나가사…
나가사키 벨카의 홈 구장 해피니스 아레나 전경. 사진출처=나가사키 벨카 공식 홈페이지



[스페셜리포트-일본 B리그와 지방 소멸 시대]④ 무려 1조 투자. 나가사…
나가사키 벨카가 운영 중인 치어리딩 스쿨. 사진출처=나가사키 벨카 공식 홈페이지

[나고야(일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일본 B리그(남자프로농구)는 생존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리그다. 산엔 네오피닉스, 신슈 브레이브 등 소도시 홈 연고지를 기반으로 한 스몰 마켓 구단의 지역상생의 예를 집중 조명했다. B리그는 대부분 구단이 법인화됐다. 모기업의 개념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고, 법적으로 독립법인이다. 여전히 모기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구단도 있다. 대표적으로 도요타 자동차와 연관된 구단이다. 나고야 FC(파이팅 이글스)는 아이치현 나고야시가 홈이다. 도요타 자동차 그룹이 든든한 뒷배다. 도쿄가 홈인 알바크 도쿄 역시 도요타 자동차가 직접 운영하는 팀이다. 이 밖에 미쓰비시 전기가 운영하는 나고야 다이아몬드 돌핀스, 도요타 자동차그룹 핵심 부품 제조사 아이신이 사실상 모기업인 미카와 시호크스도 있다. 도쿄와 나고야, 그리고 오사카를 연고로 한 팀들이 많고, KBL도 전지훈련을 대부분 도쿄나 나고야로 가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케이스를 발견했다.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중소도시 연고로 지역상생을 철저하게 실현하는 구단이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이현중이 올 시즌 입단한 나가사키 벨카다. 홈 연고지 나가사키는 인구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도시다. 과거 인구가 50만명이 넘었지만, 2020년에 약 40만명으로 감소했고, 2025년 8월 기준 약 38만4000명이다. 큐슈 최대도시 후쿠오카, 수도 도쿄로 젊은층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나가사키 벨카는 사실상 모기업이 재팬넷 홀딩스(Japanaet Holdings)다. 일본의 대표적 통신판매(홈쇼핑, 온라인쇼핑) 기업이다. 창업자 다카다 아키라 회장이 나가사키현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본사는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 있다. 이 모기업은 나가사키현에 공헌을 목표로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무려 1000억엔(약 9400억원)의 천문학적 액수가 들어간 사업이다. 2017년 J리그(프로축구) V파렌 나가사키를 인수했고, 나가사키 벨카를 창단했다. 나가사키시 중심부에 축구 스타다움, 농구 아레나, 호텔, 오피스, 쇼핑몰 등을 모두 건설,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V파렌 나가사키의 홈인 피스 스타디움이 있고, 나가사키 벨가 홈인 해리니스 아레나가 포함돼 있다.

스포츠조선은 나가사키 구단에 직접 취재를 시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다. 결국 서면 인터뷰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가사키 벨카와 지역상생에 관한 질문이라 본사의 컨펌이 필요했고,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나가사키 벨가 측은 "나가사키시 중심부에 스타디움을 지으면 나가사키시가 더 재미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극심한 인구감소 위기를 안고 있는 나가사키시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 활성화 모델이 필요했다. 다목적 아레나 건설이 필수적이었고, 나가사키 벨카를 직접 창단했다. 나가사키시로부터는 재정적 혜택보다 행정 절차의 협력, 주변 인프라 정비, 교통 접근성 개선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재정적 이익만을 위해서는 사이즈가 더 큰 도시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가사키 벨카는 "재팬넷홀딩스는 나가사키에서 창업, 지역 주민의 성원 속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나가사키 미래에 공헌하겠다는 의지가 프로젝트에 깔려 있다"며 "지역연고를 넘어서 지역 밀착을 하려 한다. 나가사키의 인구 유출 문제는 미래의 가장 큰 과제이고, 나가사키의 기업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나가사키 스타디움 프로젝트를 통해서 오피스에는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고, 호텔, 상업 시설 등의 활성화로 직접 고용이 창출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분야를 창출해 젊은 세대가 돌아올(U턴) 선택지를 하나라도 늘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업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지만, 나가사키 벨카는 디테일한 지역상생 이벤트를 계속하고 있다. 167개 파트너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데 나가사키 시내 기업은 74개, 나가사키현 내 전체는 121개에 이른다. 게다가 유스클럽 뿐만 아니라 치어리딩 스쿨까지 이벤트를 하고 있다. 나가사키 벨카는 "프로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치어리딩 스쿨을 운영하면서 신규 농구 팬층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나가사키 벨카는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B리그 구단과 지역상생을 극대화하는 B리그 구단의 장점을 한데 섞어 놓은 구단 운영을 하고 있다. 핵심적 동력은 똑같다. 연고지 나가사키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도구'로 나가사키 벨카를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고야(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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