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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안양 정관장은 메인 가드 박지훈과 슈터 전성현이 팀에 이탈해 있다. 경기 전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박지훈은 족저근막염이다. 쉽게 재발할 수 있다. 복귀 시기를 신중하게 재고 있다. 전성현의 경우, 다음 주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 이 움직임을 보고 복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 전, LG가 우세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강력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정관장의 반란이었다.
정관장이 1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LG를 70대62로 눌렀다.
정관장은 4승2패로 단독 2위로 뛰어올랐고, LG는 3승2패로 공동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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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정관장이 기세를 올렸다. 변준형의 노룩 패스. 절묘한 어시스트로 시작했다. 한승희가 속공을 성공시켰다.
반면, LG는 쉬운 레이업슛을 타마요가 놓쳤고, 마레이의 트레블링 범실까지 나왔다.
정관장은 변준형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9-0 런을 달렸다.
LG는 공격이 원활치 않았다. 유기성의 오픈 3점포가 림을 빗나갔고,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골밑에서도 마레이의 슛이 림을 벗어났다. 1쿼터 3분47초를 남기고 15-2, 정관장의 일방적 리드. 그러자 LG는 작전타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정관장은 한승희 아반도까지 제 역할을 하면서 10점 차 이상의 리드를 지켰다. LG는 좀처럼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 단, 1쿼터 막판 마레이의 스틸, 얼리 오펜스에 의한 양준석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그런데, LG는 뼈아픈 실책을 했다. 1. 2초를 남기고 LG의 공격권. 그런데, 패스 미스로 허무하게 공격권을 날려버렸다. 정관장은 아반도가 버저비터 중거리포까지 터뜨리면서 완벽하게 1쿼터 기선을 제압했다. 25-12, 13점 차 정관장의 리드.
이날 LG의 야투율은 좀 이상했다. 특히, 타마요와 마레이는 골밑에서 샷 메이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타마요는 1쿼터 2개, 2쿼터에도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공격 전개는 문제가 없었지만, 타마요와 유기상의 슈팅 효율이 2쿼터 초반까지 바닥이었다. 결국 LG는 의미있는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정관장은 계속 여유있게 10점 차 이상 앞서는 양상이 이어졌다.
단, 양준석은 2쿼터 7분 여를 남기고 공격제한 시간이 쫓긴 상황에서 하이 픽에 의한 미드 점퍼로 흐름을 끊었다. 양준석의 농구 센스와 성장이 단적으로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정관장의 작전타임. LG는 또 다시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양준석과 유기상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실책.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의 묵직한 포스트 업, 그리고 유기적 패스 플레이에 의한 김영현의 코너 3점포까지 터졌다.
단, LG도 만만치 않았다. 2쿼터 막판 수비를 강화했다. 정관장이 흔들렸다. 잇단 실책이 나왔다. 타마요를 중심으로 LG의 연속 득점. 34-24, 10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가 3점포를 터뜨리면서 LG의 상승세를 끊었다. 결국 39-26, 13점 차 정관장의 리드로 전반 종료.
전반, LG는 확실히 부진했다. 수비의 탄탄함은 있었지만, 공격에서 야투율 부진, 어이없는 실책으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반면,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 변준형 아반도의 삼각편대와 김영현 표승빈 김종규 등의 헌신적 수비가 조화를 이뤘다. 정관장이 예상 밖의 많은 전반 리드를 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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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초반, LG 입장에서는 너무나 중요했다. 수비를 일단 강화했다.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 외에는 공격 루트가 없었다. 실책이 이어졌다. LG는 정인덕 대신 최형찬이 들어갔다. 스텝 백 3점포를 터뜨렸다. 전반 LG의 3점슛은 겨우 2개(11개 시도)에 불과했다. 10점 차 추격. 정관장의 작전타임. 유도훈 감독은 "전반전처럼 수비하자. 5반칙 퇴장을 당해도 된다"고 했다. 즉, 수비의 압박에서 LG보다 떨어진다는 의미였다. 확실히 전반보다 정관장의 수비 끈끈함은 3쿼터 약간 약화된 측면이 있었다.
정관장은 여전히 견고했다. 오브라이언트의 3점포, 한승희의 연속 3점포가 터졌다. 순식간에 54-35, 19점 차까지 리드를 벌렸다. 3쿼터가 끝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LG는 여전히 견고하다. 가장 큰 강점은 공수 밸런스다. 외곽의 양준석과 유기상, 골밑의 마레이와 타마요가 있다. 코어가 견고하고 분산돼 있다. 이 부분을 잘 활용하는 조직력도 있다.
백업진의 약점이 있지만,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이날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마레이는 오브라이언트의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타마요는 자유투 미스가 너무 많았다. 양준석 유기상 역시 정관장의 강한 압박에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 효율이 너무 떨어졌다. 주전 코어들의 부진은 LG의 백업진 약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정관장은 지난 삼성전에서 패한 뒤 분위기 반등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LG를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올렸다. 강한 압박을 중심으로 한 수비력은 견고했다. 오브라이언트는 여전히 좋았고, 변준형의 컨디션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여기에 아반도가 2경기 연속 맹활약했다. 공격 코어가 점점 위력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김영현 표승빈 한승희 등 궂은 일을 하는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박지훈과 전성현이 없는 상황에서도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정관장은 올 시즌 확실히 강력한 다크호스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