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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가 드디어 4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SK는 자밀 워니가 19득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다. 단, 25개의 야투를 던져 32.0%의 성공률에 그쳤다. DB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겉으로 보이는 데이터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김형빈(10득점) 오재현(17득점), 톨렌티노(13득점)가 고비마다 내실있는 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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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이 중요했다. DB는 18일 소노전에서 혈투를 치렀다. 김주성 감독은 "알바노, 엘런슨 등 주력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변수였다. 단, 흐름은 너무 좋은 상태였다.
SK는 2연승 이후 4연패. 경기 전 전희철 SK 감독은 "워니 의존도가 심한 것을 알고 있다. 김낙현 안영준과 호흡이 아직 완전치 않다. 오세근 공백도 우리에겐 아쉽다. 톨렌티노가 들어가면 조직적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워니 의존도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연패를 끊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경기의 최대 핵심은 엘런슨과 워니의 매치업이었다. DB 입장에서는 워니의 경기력이 극대화되면 곤란해진다. 엘런슨은 2m7의 큰 키를 지녔지만, 전형적 포워드 움직임을 보인다. 강점이 많지만, 골밑 수비는 약하다.
워니는 골밑의 지배자다. 워니가 골밑에서 활개를 치면, 당연히 SK가 유리해질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전 감독은 "초반이 중요하다. 워니가 잘 풀리면, 압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외곽 슈팅 비중을 늘리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경기 초반, 워니와 김낙현의 3점포가 터졌다. 김낙현이 절묘한 페이크에 의한 골밑 돌파도 성공. 알바노가 3점포로 SK의 추격 흐름을 끊는 듯 했지만, SK는 워니의 드라이브 인에 의한 킥 아웃. 오재현의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11-5, 6점 차 리드. SK의 초반 3점슛이 호조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SK가 기세를 탔다. 교체된 아시아쿼터 톨렌티노가 특유의 헤지테이션으로 연속 5득점. 김형빈의 3점포까지 터졌다. 결국 26-12, 14점 차 SK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거센 DB의 반격. 알바노가 3점포를 터뜨렸다. 박인웅의 스틸에 의한 속공이 성공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박인웅이 돋보였다. 강력한 수비와 스피드를 지닌 박인웅은 코너 3점포를 터뜨렸고, 스틸에 의한 두번째 속공 레이업슛도 성공시켰다. 게다가 SK의 속공 상황에서 빠른 위치선점으로 김낙현의 공격자 파울을 유도했다. 반면, SK는 2쿼터 워니의 부정확한 미드 점퍼와 골밑 공략이 이어졌다. 결국 33-29, 4점 차까지 맹추격.
DB는 2쿼터 엘런슨 대신 무스타파를 많이 기용했다. 하지만, 박인웅 강상재의 맹활약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백투백 여파로 엘런슨을 승부처 투입을 위해 아꼈다. SK는 초반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했지만, 2쿼터 워니의 공격 효율이 너무 아쉬웠다. 전반전 18개의 야투를 시도, 5개만 성공했다. 야투 성공률 28%. 팀 전체 야투의 50%(36개 중 18개)를 시도했다. 전반에만 12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에 성공했지만, 효율은 제로 수준이었다. 결국 DB 추격의 빌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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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의 매서운 반격이 이어졌다. 2연속 3점슛 작렬.
워니의 야투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무스타파의 골밑 돌파를 두 차례 블록. 이후 김낙현의 속공 3점슛이 빗나가자,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파울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이후, 엘런슨을 상대로 스텝 백 미드 점퍼를 추가. SK가 다시 8점 차 안팎의 리드를 잡아냈다.
엘런슨도 반격했다.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 3점포를 터뜨리면서 추격의 선봉장이 됐다.
3쿼터 막판 워니가 벤치. DB의 추격 기회였다. 단, DB는 서민수가 오픈 3점포를 놓쳤고, SK는 톨렌티노가 그림같은 스핀 무브에 의한 레이업 슛으로 리드를 더욱 벌렸다. 58-48, SK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초반, 워니는 출격하지 않았다. SK는 톨렌티노가 또 다시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워니 공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1대1 능력, 외곽 슈팅 능력이 좋은 아시아쿼터다.
DB는 정예멤버로 추격을 했다. 하지만, 엘런슨의 3점포 외에는 SK의 강한 수비에 막혔다. 반면, SK는 이민서 김형빈의 3점포에 이어 톨렌티노가 개인 능력에 의한 골밑 돌파까지 성공시키면서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워니가 없었지만, SK는 오히려 격차를 벌렸다. 68-55, 13점 차 리드. DB의 작전타임. 남은 시간은 6분10초.
SK는 고비마다 강력한 압박으로 알바노의 득점을 최소화했다. 체력적 부담감이 있는 DB의 움직임은 느려졌다.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SK는 연패를 끊어냈다. 올 시즌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는 SK. 하지만, 안영준의 종아리 부상 이탈로 공격 루트는 좁아졌다. 워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조직적 힘은 잘 발휘되지 않았다. 김낙현과 톨렌티노를 공격 2옵션으로 기용했지만, 여전히 공수에서 불안전한 상태다. 하지만, 연패를 끊고 문제점을 해결할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전반 워니의 공격이 효율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SK는 강력한 수비와 톨렌티노, 김형빈 이민서의 활약으로 고비를 넘겼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다.
DB는 확실히 지난 소노전 혈투 이후 백투백의 여파가 있었다. 전체적 활동력은 떨어졌다. 엘런슨, 강상재, 알바노 모두 약간 둔탁했다. 하지만, DB는 여전히 견고하다. 이날 초반부터 밀렸지만, 전열을 정비하면 경쟁력은 살아날 수 있다. 잠실학생=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