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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 김윤석이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돌아왔다. 3달여간 대모도에서 구슬땀을 흘린 그는 "당분간은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는 섬은 피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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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주연작과 맞붙게 된 액션 블록버스터에 신경이 쓰인 걸까? 하지만 김윤석은 "워낙 친하니까…"라고 해명했다. 그는 "'남쪽으로 튀어'는 MSG 안 들어간 유기농이다. '베를린'은 화려한 영화적 매커니즘을 잘 이용한 작품이다. 장르가 너무 다르다. '남쪽으로 튀어'는 원재료의 진가를 살리고 같이 윈윈하면 좋은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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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에서 김윤석이 연기한 최해갑은 조금은 이상한 아빠다. 국민연금 납부는 국민의 의무라고 하자 "그럼 나 오늘부로 국민 안 해"라고 강짜를 논다. 맞고 들어온 아들에게는 "이리 와서 막걸리 한잔해라"고 주문한다.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보면 "그렇게 긴 걸 어떻게 다 외우느냐"고 성질을 낸다. 급기야는 가족들을 이끌고 무작정 섬으로 향하고,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모한 전투를 감행한다.
지친 일상 속 모든 걸 놓아버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카타르시스를 만족시켜주는 모습이지만, 책임감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김윤석은 "무책임하고 철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도 있다. 아이가 가출했을 때도 '나를 이기면 가출해도 되는데 못 이기면 안 된다'는 그런 미묘한 룰이 있다. 그래 봤자 죽기밖에 더하겠느냐는 배포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아빠로서의 김윤석은 어떤 모습일까? "원래 집에서 좋은 아빠"라고 자평한다. 그는 "아이들이 날 전혀 겁내지 않는다.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순진하다. 맛있는 걸 사주면 좋아하고, 내외한다. 지난해 '도둑들' 찍을 때 마카오에 2박 3일 정도 데려갔는데 엄마 뒤에 숨어서 안 나오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또 "나도 어릴 땐 순진했다. 원래 배우들은 기본적으로 다 내성적인 면이 있다. 안에 맺힌 게 있으니까 (연기에서) 나오는 거다. 연극을 할 때도 선생님들이 '내성적인 인간이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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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을 위해 3개월 넘게 섬 생활을 했다. 한여름에 3명이 한 방을 사용했는데 에어컨도 없고, 물도 부족했다. 지네, 쥐, 모기와의 사투도 벌였다. 하루에 한 번 배가 뜨는 외진 지역인데다 휴대폰 통화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고립이 가장 괴로웠다. 사람이 고립되면 이상해지더라"는 설명.
그럼에도 '남쪽으로 튀어'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김윤석은 "내 세대 얘기였다. 또 정치색이 강한 원작과는 달리 일본색이 많이 빠졌고 캐릭터가 독특해 마음에 들었다. 행복이란 가치관이 다양하다는 것과 가족을 새롭게 보게 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남쪽으로 튀어'가 현재 박스오피스 4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김윤석은 '화이' 촬영에 한창이다. '황해'-'완득이'-'도둑들'-'남쪽으로 튀어'-'화이'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약 완급 조절을 하는 느낌이다. 그는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는데 다양하게 들어와서 다행인 것 같다. 배우는 캐릭터가 한정될 수 있는데 이렇게 찾아주시는 게 고맙다"며 웃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