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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종착지까지 왔다. 이제 웃는 사람은 단 한 명이다.
두 선수는 종족, 플레이 스타일, 소속 모두 다르기에 그 대결만으로도 흥미롭다. 하지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점은 똑같다. 어쨌든 '스타2:군단의 심장'이 출시되고 WCS 체제로 편입된 이후에도 스타리그는 지난 14년간 늘 그랬던 것처럼, 한국 e스포츠에 또 하나의 역사를 쓰려하고 있다.
2009년 MBC게임 히어로즈에 입단한 정윤종은 2010년 현 소속팀인 SKT로 옮기면서 비로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도재욱이 부진에 빠졌을 때 대체 멤버로 프로리그에 나선 정윤종은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일약 주전으로 급부상, 팀내에서 김택용과 도재욱을 잇는 SKT의 대표적인 프로토스 라인으로 자리잡았다. 그해 프로리그 신인상도 당연 정윤종의 차지였다.
반면 중학교 1학년생 시절인 2010년 SKT에서 연습생으로 잠깐 활동하던 조성주는 '스타1'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후 '스타2'로 종목을 변경하면서 현 소속팀으로 옮겨왔다. 이후 2012년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다 '군단의 심장'으로 바뀐 WCS 체제가 출범하면서 일약 '혜성'처럼 등장했다. 조성주는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팀과는 달리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고, 적절한 보상 체계도 없는 e스포츠연맹 소속의 선수임에도 자신의 노력을 바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따라서 이번 결승전은 출신 배경이 다른 두 선수의 대결만큼이나 협회와 연맹이 벌이는 일종의 자존심 싸움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수비' vs '공격'
정윤종은 32강전부터 시작해 4강까지 무려 5명의 테란 플레이어를 모두 꺾고 올라올만큼 테란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화염기갑병을 앞세워 테란이 프로토스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트렌드를 정윤종만 거스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테란 플레이어인 조성주에게도 심리적인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윤종은 안전 지향적인 수비형 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 견제를 하는 순간 판단력은 최고 수준이다. 수비 지향적이라 경기의 재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승리를 따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4강전 최지성(스타테일)과의 경기에서 초반 맹공을 잘 막아내며 결국 4대1로 승리를 따낸 것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조성주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배짱으로 과감한 승부수와 절묘한 심리전을 즐기는 등 전형적인 공격형 플레이어다. WCS 세계 랭킹 1위로 지난 시즌1 파이널 우승자인 이신형(STX)이 이번 대회에서 조성주와의 4강전을 앞두고 "조성주만 꺾으면 우승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경계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0대4로 완패를 했다. 이번 스타리그에서 최고의 이변을 연출한 조성주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챔프' vs '로열로더'
이들의 대결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 그리고 '로열로더' 후보로서의 패기가 맞붙기 때문이다.
정윤종은 '스타2' 적응을 가장 잘 한 협회 선수로 꼽힌다. '스타2'로 열린 첫 스타리그에서도 우승과 동시에 '로열로더'의 영광까지 동시에 차지했다. 하지만 WCS 시즌1에서는 32강전조차 통과를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현재 WCS 포인트가 1850점으로 세계 11위에 그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WCS 그랜드파이널에는 세계 랭킹 16위까지의 선수만 초대된다. 따라서 이번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2회 연속 챔피언의 호칭과 함께 단숨에 500점을 더 보태게 된다. 역대 SKT에서 스타리그 2회 우승자는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임요환, 그리고 최연성 등 2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윤종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이들과 단숨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조성주는 WCS 포인트 1775점으로 15위에 불과하다. 이미 최소 2위를 차지, 1000점이 더해져 있기 때문에 준우승에 그친다면 더 이상 포인트를 쌓을 수 없다. 그랜드파이널에 진출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점수가 필수적이다.
게다가 조성주는 현재 만 16세에 불과하기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KT 이영호(만 15세8개월)에 이어 2번째로 어린 나이에 스타리그를 제패하게 된다. 이영호가 스타리그를 통해 현재 최고 플레이어로 거듭났듯 조성주도 그 길을 걸으려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