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극는 그동안 타 방송국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야심차게 출발하는 '빅맨'이 KBS 월화 라인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높다.
'빅맨'은 고아로 자라 밑바닥 인생을 살던 한 남자가 재벌 그룹 장남이란 새 삶을 얻고, 자신의 심장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세상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당초 14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방송 일정을 보름 가까이 연기했다.
과연 '빅맨'은 '총리와 나', '태양은 가득히' 등 전작들의 시청률 한 자리수 굴욕을 딛고 KBS 월화극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인를 동시에 살펴봤다.
(+) 배우들의 연기 변신, 서민의 성장 스토리, 기대되는 걸?
'빅맨'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역시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다. 고아에서 재벌 그룹 장남이 된 김지혁을 연기한 강지환은 4kg나 살을 찌웠고, 대사톤도 바꾸며 변신을 꾀했다. 외형적인 변화를 통해 코믹, 감동, 웃음, 분노 등 인간의 희로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낼 계획이다. 현성그룹 FB 팀장 소미라 역의 이다희도 마찬가지다. '차도녀' 이미지를 벗고, 만취 연기를 펼치는 등 어딘가 허술하지만 완벽해지기 위해 애쓰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최다니엘의 첫 재벌 2세 연기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로맨틱가이'의 대명사였던 그가 겉과 속이 다른 차가운 남자 강동석으로 변신했다. MBC '스탠바이'를 비롯해 가난한 청춘의 풋풋한 사랑을 주로 연기했던 정소민 역시 강동석 동생 강진아 역을 통해 숨겨왔던 당찬 매력을 발산한다.
성장 드라마란 점도 대중의 관심을 끌 만 하다. '빅맨'은 주인공 김지혁이 서민적인 정서와 가치관, 따뜻한 인간애로 고난을 극복해가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고찰을 그려냈다. '제빵왕 김탁구', '오 필승 봉순영'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주인공이 거대 세력의 방해공작을 끊어내고 성공하는 스토리에 관대했던 국내 정서에 잘 어울린다. 정해룡 CP는 "누군가의 성장을 보는 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고아 출신으로 외롭던 주인공의 인간적인 모습에 쉽게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상원 프로듀서(KBS 드라마 기획팀장)는 "코믹 복수 등 모든 장르가 다 담겨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가장 기본이 될 거라 생각한다. '빅맨'의 하모니, 설정 변화로 인한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전작 실패의 부담감, 자극적이고 식상한 설정, 어쩌나?
KBS 월화극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점은 위크 포인트다. 전작 '태양은 가득히'는 윤계상 한지혜 등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웠으나 평균 시청률 3.5%(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최고시청률 5.3%에 그쳤다. '총리와 나'는 평균 5~6%대에 머물렀고, 자체 최고시청률도 8.9%(2013년 12월 30일)로 아쉬움을 남겼다. '미래의 선택'은 평균 시청률 6.2%에 불과했다. 전작들의 연이은 실패로 KBS 월화극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진 가운데 경쟁사들은 앞다퉈 기대작을 내놓고 있다. MBC는 월화극 1위를 놓지 않았던 '기황후' 종영에 이어 이범수 김재중(JYJ) 임시완(제국의아이들) 오연수 백진희 등이 출연하는 '트라이앵글'로 승기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SBS 역시 이종석 진세연 박해진 강소라 등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닥터이방인'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이런 상황에서 '빅맨'이 전작과의 연결 고리를 끊고 타사 시청층을 빼앗아 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자극적이지만 식상한 설정이 불안하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암투, 4각관계, '왕자와 거지'처럼 하루 아침에 신분이 바뀌는 구조 등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진부한 내용을 얼마나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으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