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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오전 8시, 전국민은 침몰해가는 여객선 세월호를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설마, 설마' 하던 차에 희망은 물거품 속에 사라졌고, 국민들의 마음도 상처의 늪에 잠겼다. 사건 후, 선원들의 부도덕함, 무능력한 정부, 거기에 부패한 기업의 천박한 진실까지 드러나면서 사회에 대한 불신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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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는 액션배우가 됐고 제임스 딘을 닮은 꽃미남 외모와 스턴트 대역도 마다하는 열정으로 배우로 명성을 날렸다.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있잖아요. 비밀이에요2''열 아홉의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 등으로 청춘스타 반열에 오르더니, '하얀전쟁', '모래시계', '투캅스2', '투캅스3', '깡패수업3', '파트너', '보스상륙작전' 등을 통해 '의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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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 허석이었던 김보성. 왼쪽 눈 실명 사건 등 여러 죽을 고비들을 넘기며, 개명을 해야했다. 스크린에서 의리를 강조한 역할을 많이 해서였을까. 크고 작은 시비에 휘말리기 십상이었다.
"죽을 고비가 많았던 인생이에요.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그만큼 내 인생을 보너스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을 위해 한 목숨을 바치려 합니다."
그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의리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에요. 누구나 작게라도 실천할 수 있어요.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먼저 갖는 것부터가 의리의 시작이죠. 궁극적으로 남을 배려하다보면 용서도 쉽고, 포용력있는 사회가 될 수 있어요. 그렇게되면 타인에게 감동을 주고,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거죠. 영적으로 성숙한 사회가 내가 바라는 사회에요.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에서였을까. 그는 대출까지 해가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을 마련해 화제를 모았다. "정말 부끄러워요. 더 많은 액수를 기부하고 싶었는데, 아쉬웠죠. 그 사건을 생각하면 정말…." 잠시 이어지는 침묵.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 목이 턱 메인다. 그만큼 원통해 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토록 정의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정치인으로 나서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정치계에 입문할 의향을 물었다. "아뇨. 저는 어느 편에 서서 정치를 하기보다는 계몽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저 '의리' 계몽 운동가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는 기자에게 "기자로서 의리로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 일해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남기며 또 한 번 의리를 외친다.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하나의 주제였던 '의리' 인터뷰. 단언컨대, 그는 지고지순한 순정파 의리남이었다. 참, 인터뷰를 위해 전화했을 때 김보성 전화의 컬러링은 007 시리즈 OST였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