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박성웅, 지금은 '신스틸러'보다 '신이터(SceneEater)' 시대

기사입력 2014-06-17 07:30


'끝까지 간다' 사진제공=쇼박스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로 주목을 받은 조역을 말한다. 하지만 이 '신스틸러'라는 말은 이제 '신 이터(Scene Eater)'라는 말로 업그레이드돼야 할 때가 왔다. '신 스틸러'는 깜짝 조연에 국한돼 쓰인다. 하지만 '신 이터'는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등장해 많은 신을 소화하면서 눈에 띄는 임팩트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최근 대표적인 '신 이터'는 조진웅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조진웅은 주연이지만 중반부터 등장한다. 하지만 분량이 문제가 아니다. 첫 신부터 임팩트있게 등장한 조진웅은 '신을 씹어먹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그는 다음 달 23일 개봉하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와 30일에 개봉하는 '명량: 회오리 바다'(이하 명량)에 연이어 등장한다. 두 작품 모두 큰 기대를 모으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극 중 조진웅의 캐릭터 역시 눈에 띈다. '군도'에서 그는 군도의 브레인이자 전략을 담당하는 이태기 역을 맡았다. 군도 내에서 보기 드문 양반 출신으로 창칼보다는 말과 글솜씨를 적과 상대하는 캐릭터로 그동안 강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그에게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명량'에서는 왜군 장수 와키자카 역을 맡았다. 이 역할을 위해 조진웅을 삭발을 감행했고 '끝까지 간다' 촬영은 물론 자신의 결혼식에서도 가발을 써야 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박성웅도 신이터의 한 축이다. 박성웅은 이미 '남자가 사랑할 때'를 시작으로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 '역린' '하이힐' '황제를 위하여' 등 다섯 작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무뢰한'과 '살인 의뢰'를 준비 중이다.

역할도 가리지 않는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단 한신에 등장했고 '하이힐'도 검사 역 우정 출연이었다. '찌라시'에서는 지독한 악인으로 등장해 김강우를 끝까지 괴롭혔고 반대로 '역린'에서는 홍국영 역을 맡아 작품을 살아나게 만들었다. 본인은 "'역린'에서는 딱 포스터에서의 내 모습과 같은 분량"이라고 농담했지만, 실제 영화 속에서 홍국영은 정조(현빈)를 돕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여배우 가운데는 진경이 있다.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부터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던 진경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와 '힘내요 미스터김' '굿닥터' MBC '여왕의 교실' tvN '빠스껫볼'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영화 '감시자들'에서는 팀을 총괄하는 이 실장 역으로 카리스마까지 선보이며 관객들을 극에 몰입시켰다.

KBS2 주말극 '참 좋은 시절'에서도 맛깔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진경은 임수정 유연석 주연의 영화 '은밀한 유혹'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는 극의 잔재미를 주는 코믹한 캐릭터에 강점을 보이며 신들을 잡아먹고 있다.


'감시자들' 사진제공=NEW
이외에도 곽도원 전혜진 오정세 정만식 라미란 등 많은 배우가 '신 이터'로서 주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극을 살리고 있다.


'신스틸러'는 극 중 잠깐 등장해 관객이나 시청자의 뇌리에 남는다. 그래서 신인이나 무명배우들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 이터'는 '신 스틸러'를 뛰어넘는다. 이미 보는 이들의 머릿속에 어떤 배우라는 것이 새겨져 있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등장했을 때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작품에 더 몰입하게 된다. 이처럼 '신 이터'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해 많은 신을 소화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에는 더없이 좋은 일이다. 특히 이들은 연기로 승부하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의 롱런은 우리 영화계에 또 다른 수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신이터'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충무로는 더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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