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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로 주목을 받은 조역을 말한다. 하지만 이 '신스틸러'라는 말은 이제 '신 이터(Scene Eater)'라는 말로 업그레이드돼야 할 때가 왔다. '신 스틸러'는 깜짝 조연에 국한돼 쓰인다. 하지만 '신 이터'는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등장해 많은 신을 소화하면서 눈에 띄는 임팩트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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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도 가리지 않는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단 한신에 등장했고 '하이힐'도 검사 역 우정 출연이었다. '찌라시'에서는 지독한 악인으로 등장해 김강우를 끝까지 괴롭혔고 반대로 '역린'에서는 홍국영 역을 맡아 작품을 살아나게 만들었다. 본인은 "'역린'에서는 딱 포스터에서의 내 모습과 같은 분량"이라고 농담했지만, 실제 영화 속에서 홍국영은 정조(현빈)를 돕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KBS2 주말극 '참 좋은 시절'에서도 맛깔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진경은 임수정 유연석 주연의 영화 '은밀한 유혹'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는 극의 잔재미를 주는 코믹한 캐릭터에 강점을 보이며 신들을 잡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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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는 극 중 잠깐 등장해 관객이나 시청자의 뇌리에 남는다. 그래서 신인이나 무명배우들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 이터'는 '신 스틸러'를 뛰어넘는다. 이미 보는 이들의 머릿속에 어떤 배우라는 것이 새겨져 있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등장했을 때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작품에 더 몰입하게 된다. 이처럼 '신 이터'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해 많은 신을 소화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에는 더없이 좋은 일이다. 특히 이들은 연기로 승부하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의 롱런은 우리 영화계에 또 다른 수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신이터'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충무로는 더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